최태웅 경성오토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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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경성오토비스 대표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2월 29일 0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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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청소 '쓸고 닦고' 아닌 '닦고 쓸고' 순서 권장…소비자 주거환경 청결하게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많은 기업들이 거창한 혁신을 말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삶에 사소한 변화를 불러 일으키는 '작은 배려의 기술'이야말로 가장 큰 혁신이다.

자동 물걸레 청소기는 그런 의미에서 단연 혁신적이다. 가사노동 중 주부들이 특히 기피하는 물걸레질에서 수고로움을 덜어내준 덕분이다. 더 이상 무릎을 꿇거나 허리를 숙일 필요가 없이 손가락 힘만으로도 물걸레질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노동을 즐겁게 바꿔놨다. 주부 고충을 이해한 제품은 불황과 상관없이 빛을 보게 마련이다.

'스팀 청소기'로 기반을 다진 한경희생활과학이 대표적이다. 기적의 걸레, 일명 '미라클 몹'으로 싱글맘에서 미국 최고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인생역전에 성공한 조이 망가노의 사례도 들 수 있다.

최태웅 경성오토비스 대표는 이 같은 '주부 성공 스토리'의 단계를 똑같이 밟아가고 있는 셈이다. '남자'라는 점만 제외하면 말이다.

"물걸레질, 해보니 힘들더라. 이 제품이 시장에서 통할 줄 알았다"는 최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 월매출 40억원 삼성 전자 대리점 접고 사업에…

Q. 한 때 잘나가는 삼성전자 '매출 1위' 대리점주였다. 갑작스레 사업에 뛰어드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 반대 많았죠. 유통만 하다가 제조업을 해보니 쉽지 않았습니다. 자동 물걸레 청소기가 아예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어서 굳이 누가 그걸 쓰겠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죠. 하지만 전 청소를 많이 해봐서 물걸레질이 얼마나 힘든 줄 알고 있었습니다. 이 제품이 틀림없이 수요가 많이 있을 것이다, 확신이 있었습니다.

고충은 말로 다 못합니다. 돈도 많이 들어갔고 (자동 물걸레 청소기가) 되게 단순해 보이지만 개발 단계에서 실패도 많았습니다. 제조업이 참 말보다도 훨씬 더 힘들다라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Q. 원래 청소에 관심이 많았나.

== 다른 사람들은 절더러 '결벽증'이라고 하는데 그런 건 아니고요(웃음). 깨끗한 게 무엇보다 좋지 않습니까. 진공청소기를 틀면 그 특유의 먼지 냄새를 저는 맡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 냄새로 느낄 정도면 실제 배출되는 먼지는 어느 정도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미리 물걸레로 먼지를 닦아낸 다음 청소기를 돌립니다. 그러면 화장대나 침대 위에 쌓이는 먼지가 확연히 줄어드는 게 느껴집니다. 바닥을 쓸거나 청소기를 돌릴 때 부옇게 일어났다 집안에 가라앉는 먼지들이 줄어드는 셈이죠.

Q. '쓸고 닦고'가 아니라 '닦고 쓸고'의 청소 순서가 흥미롭다.

== 회사가 좀 더 자리를 잡으면 캠페인으로 전개해 볼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국민들 건강을 위해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겨울 철에는 건조해서 집안에 먼지가 떠있는 상태입니다. 청소기를 돌리거나 빗자루 질을 하면 먼지가 공중에 날리게 됩니다. 이 때문에 실내 공기가 오염되고 청소 도중 먼지를 흡입하게 됩니다. 그런데 먼저 걸레질을 해서 일부 닦아낸 다음 청소기를 돌리면 이런 부분이 덜해지는 것입니다.

청소기 뒤편으로 먼지가 배출된다는 점이 문제가 되면서 이후 이런 부분들을 보완한 고가의 청소기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먼지를 닦아낸 다음 청소기를 사용한다면 공중으로 날렸던 먼지가 다시 내려앉는 걸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동안 청소를 하면서 제가 느낀 점이고 또 청소기를 팔면서 배운 점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쓸고 닦기보다 닦고 쓸기가 더 적합하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해 소비자들의 청소 방식을 바꾸고 싶습니다.

Q. '오토비스' 이후 유사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속상할 법도 한데.

== 속상한 점도 물론 있지만 한편으로는 같이 시장 파이를 키워나가는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가 국내 시장만을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함께 보고 있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Q. 경쟁 제품들은 대개 원형 모양의 걸레다. 이런 제품들 대비 확실한 차별점이 있다면.

== 특허를 내놔서 다른 곳에서는 사각 모양의, 앞뒤로 움직이는 자동 물걸레 청소기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또 특장점이라면 무선이라는 것입니다. 과거처럼 8시간 배터리를 충전해 10분 사용만에 방전되는 게 아니라 오토비스는 3시간 충전으로 1시간 연속 사용할 수 있어 무선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습니다.

또 사람이 손걸레질을 하듯 걸레가 앞뒤로 움직이는 방식을 그대로 채택한 점, 제품 모양이 사각형이라 각진 곳들까지 닦아낼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원형 걸레를 돌려서 닦는 방식도 장점이 있고 저희 제품에도 단점이란 게 있습니다. 저희의 단점이라면 소음이 타 제품들에 비해 좀 더 크다는 것입니다.

걸레를 돌려닦는 방식은 1분에 250회 회전이지만 저희 제품은 1분에 1100번을 움직이다 보니 모터 자체의 RPM이 올라가 소리가 좀 더 큽니다. 대신 다른 단점은 없습니다.(웃음) 또 일회용 청소포를 사용할 수 있어 걸레를 씻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앴습니다.

Q. 국내 물걸레 시장은 이제 태동기에 접어들었다. 향후 전망은.

== 보수적으로 잡아도 1000만대의 시장이 있다고 봅니다. 가정집에서도 쓸 수 있고 소규모 식당과 같은 매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지금 현재 보급률은 10% 정도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직 90%가 남아있으니 가능성이 무척 크다고 볼 수 있지요.

Q. 해외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들었다.

== 호주∙캐나다∙미국∙중국∙일본∙대만∙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요청이 많이 왔었습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무선 제품 1대당 23만8000원 판매해야 마진이 남는데 국내에서 홈쇼핑 유통망을 중심으로 판매하면서 이것저것 이벤트 할인 등이 더해져 가격이 17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해외에서는 국내에서 시판되는 가격으로 달라고 하다 보니 가격적인 부분이 맞지 않아 수출이 활발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가격 부분만 협상이 잘 진행되면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구권의 경우 카페트 문화가 일반적이지만 세계 어디든 반드시 물걸레 청소가 필요한 곳은 있습니다. 또 중국도 그렇고 유럽도 원목마루 추세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카페트의 먼지나 진드기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압니다.

특히 동남아 시장의 경우 한국의 바닥 문화가 많이 전파돼 물걸레 진출에도 유리할 것 같습니다.

   
 

◆ "삶에 필수인 청소 좀 더 쉽고 편하게"

Q. 사업 시작 이후 "집에 제대로 된 월급을 가져다 준 적이 없다"고 했었다. 지금은 어떤가. 현재 매출은 어느 정도인지.

== 매출은 올해 500억~600억원 정도 예상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180억~200억원 정도를 벌었습니다. 앞서도 말씀 드렸듯 제품을 23만원 가량에 팔아야 하는데 가격이 17만원대로 떨어져 판매가 자체가 내려가다 보니, 원가 대비 마진이 없는 것입니다.

월급은 여전히 가져다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웃음)

하지만 요즘은 집사람도 오토비스를 사용하면서 "이렇게 좋은 제품인데 사람들이 왜 모를까"하고 안타까워해 줍니다.

Q. 자동 물걸레 청소기 이외의 제품은 생각해 둔 것이 있는지.

== 새로운 제품은 이미 여러 가지 개발돼있습니다. 자본에 좀 더 여력이 생긴다면 본격적으로 생산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특히 로봇 물걸레 청소기는 우리가 내놓기 전에는 세계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획기적인 제품이 될 것입니다.

Q. 장기적으로 경성 오토비스는 어떤 회사를 추구하나.

== 정리정돈이 잘돼있으면 머리가 맑아집니다. 사람들이 대청소를 하는 이유는 청결한 환경 속에서 마음이 개운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 삶에 필수적인 요소다 보니 이 청소라는 것을 좀 더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게끔 돕고자 하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의 주거환경을 깨끗하게 하고 그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청소기 전문 세계적 회사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 최태웅 대표는?

25년 넘게 삼성전자 가전제품 대리점을 운영하던 유통업자였다. 당시 한달 매출만 평균 40억원으로 한때 삼성전자 대리점 내 영업실적 1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한창 잘 나가던 대리점을 접고 2009년 오토비스 개발에 뛰어들어 공장을 설립했다. 1983년 세워진 경성통신을 전신으로 하는 경성오토비스를 세우고 청소기 개발∙제조∙판매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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