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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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2월 22일 0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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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불확실성에 금리동결…상반기 금리인하 필요성 제기될 것"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새해부터 시장 흐름이 심상치 않다. 수출과 내수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설 연휴에는 '북한 리스크'까지 발생했다.

최근에는 수출 경쟁국가인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 원화 절상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우리 경제가 '살얼음판'을 지나는 중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이 가운데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6월부터 무려 8개월째 역대 최저치인 연 1.5%의 금리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소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추가적인 금리인하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 소비자들이 짚고 넘어가면 유용할 시장 상황에 대해 조영무 연구위원의 의견을 들어봤다.

◆ "1.5% 금리동결은 대외 불확실성에 기인"

Q. 지난 16일 열린 금통위에서 8개월째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 이번 금리동결은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을 감안해 조금 더 지켜보자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대외 불확실성의 예시로는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면서 불거진 유럽의 은행 위기설과 이번에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결정한 일본의 증시 급락 등이 있습니다. 우리 안에서 벌어진 불안 요인으로는 북한 관련 리스크가 있죠.

이 같은 리스크들이 외국인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Q. 일각에서는 금리를 인하해 소비∙투자 여력을 창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 많은 분들이 과거에 비해 금리인하 효과가 줄어들었다는 의견에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다소나마 도움이 된다면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우리 경제의 '양 날개'인 수출과 내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우선 수출은 지난해 이후 마이너스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내수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 다소 살아나는 듯 하다가 올해 들어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가 사라지면서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죠.

그러다 보니 효과가 크지 않더라도 추가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 회복세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Q.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우리 수출기업에 미칠 영향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는 자국 화폐의 평가를 절하시켜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숨은 의도가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우리나라의 환율 상황은 조금 우려되는 부분이 있죠.

우선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서 원·달러 명목 환율이 상승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원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양적 완화'나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채택한 유로화와 엔화의 가치는 원화보다 더 떨어졌습니다.

실질적으로는 원화가 유로화∙엔화와 같은 주요 통화들에 대해 절상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은 지난해 이후 꾸준히 약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나 일본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은 전년 대비 20~30%대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Q.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통화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 일본의 경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채택했음에도 불구, 최근 들어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등 기대했던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별다른 정책 대안이 없기 때문에 통화 정책에만 매달리는 일종의 '환율 전쟁'이 벌어지는 양상입니다.

최근 들어서는 이 같은 한계점을 인식, 국제적인 공조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달 말에 중국 상하이에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개최됩니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한 국제적인 공조가 논의되지 않을까 보여집니다. 따라서 이 회의 결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진행 모습. 지난 16일 금통위에서는 7개월째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 "상반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가계부채 증가 불가피"

Q. 올해 중으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하다.

== 유럽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충격과 북한 관련 변수가 진정된다면 상반기 중에 금리 인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금리를 낮출 때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불안요인으로 지적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미국이 경기 둔화를 겪고 있어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 시기가 늦어지고, 올리더라도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죠.

이런 측면에서 올해 상반기 중에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Q. 금리를 인하할 경우 예상되는 부작용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 전통적으로 통화 완화를 했을 때 우려되는 것은 '인플레이션'입니다. 저유가나 경기 부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경우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가계부채 급증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가 시행되면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들어서는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불안과 저유가 충격으로 인한 산유국 상황 악화, 오일 머니 이탈 등이 우리나라에 충격을 가져올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 같습니다.

Q. 집단대출로 지난달 가계부채가 전년 동기 대비 더 폭등했다. 그 이유를 진단한다면.

== 집단대출 관련 가계부채 증가세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집단대출은 중도금이나 잔금 대출과 관련해서 집단적으로 이뤄진 대출입니다. 따라서 대출의 대상인 아파트나 주택이 건설·완공되는 과정을 지나면서 2~3년 정도는 대출이 꾸준히 집행됩니다. 결국 최근 들어서도 계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집단대출은 지난해 급증했던 집단대출의 후폭풍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제외한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 같은 경우에는 강화된 규제로 인해 증가세가 둔화되지 않을까 내다보고 있습니다.

◆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세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에서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국무조정실·기획재정부 거시경제동향점검회의 자문위원과 금융감독원 특별초빙 연구위원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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