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한지이야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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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한지이야기 대표
  • 서순현 인턴기자 camille@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9월 07일 0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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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있어...한지의 우수성 세계에 알릴 것"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인턴기자] '한지'(韓紙)는 1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우리의 고유한 전통문화유산이다.

최근 단순히 전통문화로만 알고 있던 한지가 생활 전반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지의 특징을 살려 건축재료나 생활용품 등에 응용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일반적인 종이와 펄프와는 다르게 한지는 자연 친화적인 무공해성과 보존성이 좋은 장점이 있어 세계 각국에서도 한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한지가 다시 재조명 받고 있는 시점에서 20여년간 한지 공예가로써 한지의 예술성과 우수성을 알려온 ㈜한지이야기 김지수 대표와 함께 한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짚어봤다.

◆ "한지공예는 전세계적으로 유일한 선조들의 문화유산"

Q. 20여년 동안 한지 공예가로 활동했다. 한지가 가지고 있는 궁극적인 매력이란?

== 한지의 가장 큰 매력은 포근하고 질긴 재료적 특성입니다. 이러한 장점을 이용해 선조들은 단순히 글 쓰는 용도만이 아닌 실생활에 사용하는 생활용품을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있는 '한지공예' 문화유산입니다.

이렇듯 선조의 의식이 담겨있는 한지를 이용해 조형작업을 하는 것은 단순하게 작품을 하는 그 이상의 자부심이 있습니다.

Q. 곧 8번째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이번 개인전의 주요 테마는 무엇인가?

== 이번 전시의 주제는 '한지의 결을 긋다'로 오로지 한지만을 이용해 한 '결' 한 '결' 손끝으로 빚어낸 40여가지의 한지추상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결'이란 나무의 나이테처럼 비와 바람을 이겨내며 오랜 기간 버텨온 흔적입니다. 마치 노인의 주름처럼 오랜 세월 세상풍파를 겪고 이겨낸 삶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삶의 노련함이 묻어나는 '결'을 한지를 이용해 단순하면서도 소박하게 추상기법으로 표현했습니다. 극도의 절제미를 통해 현대인의 고단함을 치유하고 마음에 편안함을 주고자 했습니다.

Q. 작품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 한지의 내광성(耐光性)이 가장 중요합니다. 서양의 유화는 몇 백년이 흘러도 그대로인 반면에 한지작품들은 그렇지 못한 점이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고 색이 변색되는 것을 막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해결방안은 유화 물감의 안료성분이었는데 그 안료를 한지작품에 특수 처리해 내광성을 향상시켰습니다. 이로써 처음에 만든 한지의 색상을 오래도록 유지시킬 수 있게 됐습니다.

Q. 특별히 애착이 남는 작품들이 있을 것 같은데.

== 모든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애착을 느낄 것입니다. 그 중 이번에 전시되는 '결'은 내 자신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 동안 주로 해왔던 작업들은 유물을 재현하는 것이였는데 이번 전시는 한지를 이용한 추상작품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가수가 새로운 앨범을 들고나와 신곡발표회를 하듯 작품을 만든 작가로써 한지추상작품 '결'이 어떠한 평가를 받을지 기대반 걱정반인 상황입니다. 이러한 설레임이 있어 행복합니다.

   
 

▲ 오는 30일 열리는 김지수 대표의 8번째 개인전 '한지에 결을 긋다' 출품작 중 1가지. 반복작업으로 만들어진 한지의 결을 통해 다양한 명암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Q. 한지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국외에서 많은 활동을 했다. 외국에서는 한지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 요즘은 한류가 대단합니다. 그래서인지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든 한국적인 것을 좋아하고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마침 내년 봄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전시가 열리는 독일 바이에른주 바트 그리스바흐(Bad Griesbach)에 위치한 갤러리에 초대를 받아 전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전통한지로 만들어진 '결'의 한국적인 단색 한지추상작품들이 유럽시장에 선보이는 좋은 기회라 기대가 큽니다.

Q. 발명대회에 참가하는가 하면 지적재산권도 갖고 있다. 상당히 독특하게 느껴지는데.

== 약 10년 전에 한지를 여러 겹 배접하여 작품을 만들다 보니 문득 한지의 견고성에 감탄하게 됐습니다. 그 견고함을 이용해 생분해성 수지와 결합한 '한지스마트' 카드를 발명하고 특허 등록했습니다.

한지스마트 카드에는 전자 칩을 내재해 병원진료증, 공무원증 등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사용됐을 만큼 실용성과 한국적인 심미성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 "한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것"

Q. 향후 계획이나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 추상표현주의는 지난 오랜 기간동안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진화해왔습니다. 이번 작품들은 소리 없이 조용하면서도 강렬합니다. 한국의 오방색과 '결'이라는 한국단색화의 새로운 기법으로 신선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지가 가지고 있는 생명력을 끌어 냄과 동시에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단색화는 다양한 소재로 대상에 대한 가능성을 추구하고 정신적 가치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서양단색화와 크게 차별화됩니다.

이제 시야를 밖으로 향해 이러한 한국단색화의 가능성을 가지고 향후 해외전시를 여는 등 단색 한지추상작품과 한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 김지수 ㈜한지이야기 대표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디자인공예학 박사과정을 이수 중으로 현재 ㈜한지이야기 대표, 한지이야기 문화연구원장, 한지공예 심사∙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6년 한국-프랑스 수교 100주년 기념 한지문화제 10대 작가로 선정돼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전시회를 2회 가졌다.

이외에도 수십차례 초대전과 개인전을 지냈으며 다양한 수상경력을 보유해 한지 공예가 중 손꼽히는 예술인으로 평가받는다. 주요 저서로는 '민화 속의 문양이야기', '한지공예인을 위한 기하문양집', '한지공예인을 위한 상징문양집' 등이 있다.

오는 30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한지에 결을 긋다'라는 주제로 8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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