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한항공 '신뢰회복' 노력 없이 미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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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한항공 '신뢰회복' 노력 없이 미래 없다
  • 이해선 기자 lhs@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9월 07일 0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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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해선 기자] 최근 영화 베테랑이 1000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몰이에 한창이다.

안하무인 재벌3세를 잡기 위한 일개 형사의 고군분투 이야기는 대중의 막힌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며 1000만 관객을 넘기고도 여전히 매진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를 보며 현실 속 대한항공을 떠올리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지난 연말 '땅콩회항' 사건으로 전 국민적 공분을 샀던 '전례' 탓이다.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영화 후기를 통해 대한항공이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국내 대표 항공사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그간의 쌓였던 고름이 터지듯 대한항공 안팎으로 줄줄이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땅콩회항' 사건 후 직원들간의 소통을 강화하고자 개설한 사내게시판은 오히려 권위적인 기업문화를 홍보하는 꼴이 되어 버렸고 처우개선을 바라던 기장들의 사표가 이어졌다.

조양호 회장의 오랜 숙원 사업으로 알려진 경복궁 옆 호텔 건립은 사실상 무산됐고 퇴직 조종사들은 대한항공을 상대로 '노예계약'으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또한 조현아 전 부회장의 구치소 내 청탁 사실이 드러나며 또 한번 홍역을 치르더니 몇 일 전에는 조 회장의 국회의원 처남의 취업 청탁 의혹에 관한 검찰소환 조사까지 있었다.

심지어 메르스 여파로 실적마저 적자를 피하지 못하며 기업 신용 평가에서는 10년 여 만에 처음으로 A 등급 지위를 잃기도 했다. 악재의 연속이다.

대중들 역시 대한항공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졌음을 보여주는 결과는 설문조사 순위 하락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단 한번도 국내 항공사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던 대한항공은 지난달 실시한 '리얼미터 코리아 톱10 브랜드' 항공사 선호도 조사에서 아시아나 항공에 밀려 2위를 차지했다.

이슈의 민감한 젊은 층에 선호도 하락은 극명했다. 20대 가운데 대한항공을 선호한 사람은 23.3%에 불과했고 30대 역시 25.6%에 그쳤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서 실시한 '2015 대학생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설문에서는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9위로 떨어졌다.

대한항공 내부 직원들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누구에게나 공개된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의 게시판을 통해서도 직원들이 갖고 있는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나 소속감이 많이 추락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노조원들 중심으로는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으며 최근 노조 집행부는 조합원들의 호소에 고소, 고발 준비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을 아랫사람이 아닌 함께 하는 파트너로 생각해 주길 바란다는 내부 의견을 귀담아 듣고 실천해야할 때가 왔다는 지적이 힘을 받고 있다. 

오래 전부터 제기되온 단체협약을 위반하는 무리한 비행 스케줄과 열악한 근무 환경, 폐쇄적 사내구조, 연봉 문제 등을 풀어 나가고 소비자들에게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젊은 층의 선호도 하락과 떠나가는 직원들을 보며 경각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대한항공은 더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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