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B금융 등 '임금피크제'…실질적 고용창출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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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B금융 등 '임금피크제'…실질적 고용창출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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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인구론'

멜서스의 심오한 이론이 아니다. 인문계 대졸자 90%가 논다는 뜻의 '웃픈(웃기고도 슬픈)' 신조어다.

인문계는 졸업 후 치킨집을 차리고 이공계는 10여년 직장생활 후 치킨집을 차린다는, 종국에는 '우리 모두 치킨집 사장'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떠돈다. 청년 실업률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채용공고를 낸 일반사무직(C3) 직군에는 3400명이나 지원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쟁률은 170대1에 육박했다.

조사업무 등을 담당하는 종합기획직(G5)이 아닌 회계∙경리∙출납∙여수신 등 일상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일반사무직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는데도 말이다. 지원자 중에는 서울 중상위권 졸업생은 물론 서울대, 연∙고대 인문계 졸업자도 포함돼있어 한은 측이 골머리를 앓았다는 후문이다.

통계청이 내놓은 '7월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청년층 실업자는 41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4000명이나 증가했다.

'아시다시피 청년실업이 50만에 육박하는 이 때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해놓지 않으면 안 된다'는 10여년 전 시트콤 속 대사가 현실이 된 것이다.

KB금융 등 금융기관을 필두로 공공기관, 대기업 등까지 '임금피크제' 도입이 한창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들도 하반기까지 도입 완료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도 내년부터 도입키로 했다.

일정 연령이 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한다는 게 골자다. 절감된 부분은 청년고용 재원에 쓰자는 주장으로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문 발표 이후 노동시장 개혁, 청년실업 해결방안으로 급속도로 떠오르고 있다.

'뼈를 깎는 고통'으로 삭감된 임금이 실제 아들∙딸 일자리 창출의 '낙수효과'로 이어질 지는 의문이다.

정년에 가까운 시니어들이 퇴사하지 않고 임금만 삭감돼 출근하는데,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기업의 사내유보금만 불리는 정책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나오고 있다.

'워크쉐어링' '노동시간피크제' 등 노동시간을 나눠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대안의 목소리도 등장한다.

청년 고용창출에 대한 '뜨거운' 논의는 반길 만 하다.

노후를 앞둔 엄마∙아빠도, 미래를 짊어진 아들∙딸들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실질적 고용창출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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