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티현대차' 성난 소비자 마음 보듬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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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티현대차' 성난 소비자 마음 보듬어야
  • 이해선 기자 lhs@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7월 27일 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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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해선 기자] 현대자동차의 실적 부진과 연일 떨어지는 주가에 기업의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위기는 단순히 해당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현대차에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3일 서울 본사에서 열린 상반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상반기 누계 영업이익이 17.1% 감소했다고 밝혔다. 

원인은 역시 모두가 알고 있듯 엔저와 유로화 하락, 신흥국의 성장세 감소 등이 나열됐다.

하지만 진짜 현대차의 위기상황은 해외 시장에서의 수출부진 보다 내수시장에서의 소비자의 외면이 원인으로 빚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환율문제와 신흥국의 성장둔화 문제는 현대차가 만든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한때 국민차로써 위상이 높았던 현대차가 내수시장에서 외면 받게 된 것은 현대차 스스로 만든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등록현황에 따르면 수입차의 등록대수는 124만대로 전체의 15.2%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1%나 증가한 수치다.

국내에 수입차 비중이 높아 지는 것은 국산차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결과다.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국산차에 대한 불신, 그 중심에는 현대차가 있다.

현대차는 그간 에어백과 급발진, 차량 부식 등 차체의 결함 발생시 소비자의 잘못으로 넘기기 일쑤였다. 불만을 갖는 온라인 게시판은 '무시'로 일관해왔다.

국내와 해외의 가격차이, 내수용과 수출용의 부품차이 등은 국내 소비자에게 배신감마저 안겨줬다.

이런 모습들은 점차 소비자들이 현대차에게 가졌던 국민차로써의 신뢰를 무너뜨렸고 그 자리엔 안티현대차 여론이 자리잡게 됐다.

현대차의 현재 내수시장 점유율은 41.3%다. 기아차와 합쳐도 70%에 미치지 못한다.

한때 80%에 육박했던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70% 아래로 내려온 것은 두 업체의 합병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내수시장에 수많은 자동차가 진출하면서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그만큼 기준도 깐깐해지고 있다.

젊은 소비자층은 작은 물건을 구매할 때도 습관처럼 온라인 댓글을 참고하곤 한다. 이들이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를 둘러보며 현대차에 관한 넘치는 악플을 보고 구매욕이 생길 리 없다.

하지만 다행히도 최근 현대차 경영진 사이에서 '안티현대차'를 대하는 태도는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올해 현대차 임단협 교섭에서 내수시장 동향을 설명하며 "안티 현대차 탈피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내수시장에서 현대차가 위기를 겪고 있는 원인으로 '안티현대차'를 꼽은 것이다.

특히 정의선 부회장은 매일 이메일을 통해 포털사이트와 '보배드림'과 같은 온라인 자동차동호회에서 나오는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 의견들을 보고받고 있다고 전해졌다.

최근 신형 투싼에서 급발진 문제가 발생 했을때는 사실 여부 확인도 전에 공식블로그를 통해 사과부터 하는 등 현대차의 이전 대응 방식과 180도 달라진 모습을 취하고 있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지금이 바로 '안티현대차'의 성난 마음을 보듬기 위한 현대차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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