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메르스 '카톡루머' 걸러 듣는 소비자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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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메르스 '카톡루머' 걸러 듣는 소비자 돼야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6월 01일 0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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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카톡' 뿐만 아니다. 네이버 '라인'에도 확인되지 않은 '메르스 루머'들이 가득하다. 불길에 기름을 끼얹은 듯 기세는 맹렬하다.

'△△병원 근처에 가지 마라', '에볼라나 사스보다 심각한 상황', '의료진 전원 감염 아수라장' 등 메시지 곳곳은 핏빛으로 물들어있다. 전염성이 강하다는 추측은 사실인양 굳어가고 있다. 실제와는 온도차가 크다.

의료계에 따르면 메르스는 다행히 전염성이 높지 않다. 감염에 의한 호흡기 질환이다. 38℃ 이상의 발열을 동반한 기침이나 호흡곤란이 주 증상이다. 중증으로 진행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방치됐을 때가 대부분이라 위험반경과는 거리가 있다.

중증 환자에게 기존 항바이러스제 2개를 동시에 사용, 효과를 본 전례가 있다는 게 의료계의 전언이다.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요법도 쓰고 있다. 해외에는 메르스보다 치사율이 훨씬 높은 에볼라바이러스도 이를 통해 완치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메르스의 치사율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환자와 접촉 정도가 강한 사람에게만 전염됐다. 중동지역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들만이 또한 감염됐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와 궤를 함께하고 있다.

최초 환자 A씨는 정부에 발견·격리되기 전까지 4개 병원을 전전했다. 면역력이 약한 주변 환자들이 감염위험에 노출돼 있었다는 의미다. 실제 메르스 확진자들의 평균연령은 50세를 웃돌았다. 세계 평균연령은47.5세다. 

심지어 의료진도 A씨의 감염 사실을 몰랐었던 터라 마스크와 같은 위생용품을 사용하지 않았다. 감염자를 늘리는 환경이 충분히 조성돼 있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는 1일 기준 총 18명이다. 초기 감염환자가 뒤늦게 확진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는 추론이 설득력을 얻는다.

"추세로 볼 때 단순히 A씨가 바이러스를 보유한 양이 많아서 다수에게 감염시킬 수 있었다는 설명이 훨씬 논리적이고 가능성이 크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의 설명이다.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은 통상적인 질병 예방 수칙만으로도 메르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정부의 늑장대응에 대한 질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신종감염병 발생에 대한 초기대응이 부실하다는 건 고전처럼 굳어진 지 오래다. 현장에서 메르스 감염여부를 최종 확인하는데까지 하루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전염병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지적이다.

냉정해져야 할 때다. '급한불'은 메르스다. 책임타령이 메르스를 잠재우지는 못한다. 화재의 원인을 캐는 건 불을 끄고 난 뒤에 해도 늦지 앉는다. 자칫 국제 신인도가 깎일 수 있다. 국가 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다. 그로 인한 유·무형적 손실은 우리 모두가 떠안아야 한다.

"3차 감염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감과 우려가 확산하면서 의료기관 운영에 영향을 주는 것은 큰 손실이 될 수 있다. 국민들이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한다. 필요한 경우 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를 의뢰할 생각이다."

명지의료재단 이왕준 이사장의 호소다.

정부와 의료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다. 불확실한 소문을 걸러 들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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