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룡 SSK 위험커뮤니케이션연구단 단장
상태바
송해룡 SSK 위험커뮤니케이션연구단 단장
  • 여헌우 기자 yes@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5월 11일 07시 50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시아나 사고-'땅콩회항' 심리적 거부감 항공사 신뢰도↓…소통으로 높여야"
   
▲ 송해룡 SSK 위험커뮤니케이션연구단 단장

[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모두가 '안전'을 강조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안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송해룡 한국사회과학연구(SSK) 위험커뮤니케이션연구단 단장(성균관대 교수)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각종 사건·사고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여전히 소비자들의 평안한 삶을 방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된 지 1년여. 각종 학교 안전사고 예방책이 쏟아졌지만 지난해 전국 유치원과 학교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모두 11만6527건으로 전년보다 11% 늘었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히로시마 공항 활주로 이탈 사고 등 교통수단에 대한 불안감도 가시질 않고 있다.

송 단장은 한국사회의 위험특성을 규명하고 대안을 찾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안심사회 구현을 위한 정부·기업·소비자의 실천적 전략을 제시하겠다는 게 목표다.

◆ "'안전'보다 '안심'이 중요…미리 위기 준비·공유해야"

Q. '위험커뮤니케이션'은 다소 생소한 어휘다.

== 개인과 집단 사이에 나타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평가, 극복, 특성에 대한 정보를 교환·전달하는 과정입니다. 위험을 없애기 위해 소통(커뮤니케이션)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죠. 특정 사건·사고가 더욱 심각한 위기로 증폭되는 것을 미리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저희 연구단은 2011년부터 위험커뮤니케이션을 핵심 화두로 삼아 노하우를 축적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성균관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고 있죠. 언론학·공학·인문학 등 다양한 전공을 아우르는 융합적 전문가들도 구성했습니다.

그간 소규모 연구를 주로 진행해왔습니다. 그러다 학계 등에서 반응이 좋아 작년부터 연구 규모를 꾸준히 키워가고 있습니다.

Q. 위험과 소통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 소비자들은 다양한 위험에 노출된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이러한 현실을 망각하고 있다는 거죠. 세월호 사건과 같은 비극을 시간이 지나면 잊고 마는 '무감각 사회'가 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위기를 미리 준비하고 공유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 핵심에 바로 '소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오래전부터 위험커뮤니케이션이라는 주제에 천착해온 이유죠. 고맙게도 국가의 재정적 지원이 곁들여져 보다 효율적인 연구가 가능해졌습니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하늘이 만든 재앙은 피할 수 있지만 인간 스스로 만든 재앙은 빠져나갈 길이 없다(天作孼 猶可違 自作孼 不可活 천작얼 유가위 자작얼 불가활)'고 했는데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을 잘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인간이 스스로 만든 재앙, 위험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사회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화두 말입니다.

Q. '안전'보다 '안심'이라는 개념에 주목하고 있다. 어떤 차이가 있나.

== '안전' 여부는 전문가가 판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안심'은 대중이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인간광우병은 안전이 아니라 안심의 문제가 공포·불안감을 확산시킨 사례입니다.

소비자들의 진정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안심'이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입니다. 한국사회 전반에서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 국내 항공사 안심 수준 '기대이하'…"소통에 심혈 기울여야"

Q.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사들에 대한 신뢰 수준을 조사했다. 결과를 보니 안심 수준이 기대 이하로 나타났다.

== 항공기는 대표적인 대형 이동 수단입니다. 하지만 국내 항공사들의 안심수준은 64.5점으로 낮은 신뢰수준을 나타냈습니다. 3개월 이내 서비스를 이용한 적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한 결과입니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0%p)

국내외에서 크고 작은 항공사고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소비자들이 사고 발생 이후 책임소재 규명, 보상, 재발방지 조치 등에 대해 크게 염려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죠.

항공사와 관련 당국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기술적 안전 문제와 별개로 소비자들이 믿고 안심할 수 있도록 소통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죠.

Q. 대형항공사와 저가항공사의 점수차가 크지 않다. 아시아나 여객기 히로시마 공항 활주로 이탈사고 등에 대한 소비자 불안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면 되나.

== 저가항공사의 안심지수가 대형항공사에 비해 낮은 수준인 것은 명확합니다. 하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았습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입니다.

출발지연, 기체결함 등 안전사고가 빈번한데다 '땅콩회항' 같은 사건이 심리적 거부감을 일으켰다는 분석입니다. 활주로 이탈 사고도 빼놓을 수 없죠. 대형사의 조사 결과 중 '책임소재 규명'에 대한 염려가 특히 높았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앞서 강조했던 '소통의 중요성'을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안전 수준을 끌어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강화해야 한다는 거죠.

▲ 연구단이 최근 조사한 국내 항공사 안심수준. 100점 만점에 종합 64.5점을 기록, 낮은 신뢰 수준을 나타냈다.

Q. 소비자들이 위험과 관련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 위험은 대응이나 관리가 필요하지만 예방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정부와 기업 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높은 보안·안전의식을 지녀야 한다는 얘기죠. 위험을 공적인 커뮤니케이션 이슈로 삼아 대응책 모색을 위해 소통하는 것도 필수요소입니다.

Q. 위험요소는 사회 곳곳에 잠재돼 있다. 연구 분야는 확대되나. 

== 우리 사회에 위험과 관련해 안심수준을 측정할 특별한 도구가 없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예정입니다.

열차, 놀이공원 등을 비롯해 수돗물이나 강, 하천 같은 환경 분야에 대한 연구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안심수준 제고를 위한 컨설팅과 당사자들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할 생각입니다.

◆ 송해룡 단장은?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독일 뮌스터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원광대학교와 카이스트에서 대우교수를 거쳐 5원 현재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위험사회, 리스크,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이라는 주제를 국내에 소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2011년부터 SSK 위험커뮤니케이션연구단 단장을 맡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