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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행 삼광글라스 신임 대표

“가장 중요한 건 소통…감 떨어지길 기다리기 보다 감나무 찍을 것”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기사 출고: 2015년 04월 20일 오전 7시 49분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실무진의 주요 사업부 이슈 브리핑을 경청하던 이도행 대표는 돌연 자리에서 일어나 발표를 중단시켰다. 기자들과 만난 오찬자리에서였다. 돌발행동에 타자를 치던 손을 멈췄다. 컴퓨터에 집중하던 눈은 자연스레 이도행 대표에게 쏠렸다.

“이런 일방적인 발표를 하려는 게 아니라 ‘소통’을 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이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 거침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 없는 답변을 내놨다. 꾸미거나 감추지 않는 솔직함이 돋보였다. 딱딱한 현장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우문현답, 우리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생각으로…”

위트 넘치는 표현력에 놀라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울 수 밖에 없었다.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평소 철학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에서 삼광글라스의 미래가 엿보이는 듯 했다.

◆ “그 동안 영업방식 잘못돼…이제 감나무 찍을 때”

Q. 취임 이후 ‘소통’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 고래도 칭찬을 하면 춤을 춘다고 했습니다. 조련사와 소통이 되면 움직인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우문현답, ‘우리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생각으로 현장, 직원, 주주, 언론, 소비자와 소통을 활발히 한다면 회사가 더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일환으로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공식 홈페이지도 전면 개편했습니다. 회사소개 위주의 콘셉트를 탈피, 브랜드 콘텐츠를 보완해 소비자가 더욱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향후 홈페이지를 통한 소비자 참여 이벤트도 확대할 예정입니다.

Q. “그 동안의 영업방식은 잘못됐다”고 선언했다.

== 내수시장 영업방식 잘못돼왔습니다. 이제까지 홈쇼핑으로만 290만 세트가 나갔습니다. 20%의 가구가 글라스락을 썼다는 얘기입니다. 여기 자만해 “물건 좀 주세요” 하는 곳에만 팔았습니다. 감나무 밑에서 입만 벌렸던 격입니다.

생각을 바꿨습니다. 마침 요즘 가전제품들을 보면 컴팩트한 게 추세인 반면 냉장고는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한 집에 냉장고가 2개 이상인 곳들도 많아졌습니다.

마트에서 음식을 잔뜩 사서 냉동실에 넣어버리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슬그머니 음식물 쓰레기로 나갑니다. 냉장고 한번 열어보세요. 5년 전 멸치 고등어 그대로 있을 겁니다.

냉장고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게 바로 밀폐용기 입니다. 냉장고 트렌드를 보니 시장은 더 클 수 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는 플라스틱 밀폐용기 시장 규모가 유리용기의 4-5배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걸 뺏어 오자는 게 아닙니다. 더 큰 시장이 바로 ‘검은 비닐봉지’ 시장입니다. 소비자들의 비닐봉지 이용 습관을 유리 밀폐용기로 전환하는 노력을 하면 (시장확대) 효과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Q. 수출팀이 해외에서 살다시피 할 정도라고.

== 해외 영업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는 “85개국에 팔았습니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했지만 바꿔 말하면 120개국에는 팔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지금까지는 글라스락을 원하는 사람들이 (자청해서) 가져갔습니다. 그건 판 게 아닙니다.

이제는 ‘감나무를 도끼로 찍어보자, 감나무를 흔들어보자’ 하는 마음입니다. 수출팀이 해외에서 살 정도로 해외로 자주 보내고 있습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기존 (수출하던) 미국∙중국뿐 아니라 유럽∙남미∙호주를 포함해 신흥 중동∙인도 시장까지 진출할 생각입니다. 내부적으로는 3년 안에 5000억원으로 갈 수 있는 준비가 돼있습니다.

Q. 최근 개그맨 신동엽을 내세운 광고도 시작했다.

== 시장을 일구기 위해 안 하던 광고를 시작했습니다. 기존에는 여성잡지에 광고 많이 냈습니다. 미용실에서라도 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미용실에서도 잡지를 보지 않더군요. 대신 스마트폰을 봅니다. 그간 쓸데없는 광고를 해왔던 것입니다. 광고 효율성을 올리기 위해 온라인 광고를 시험 삼아 시작했습니다. 매출확대, 브랜드 이미지 확대를 추구하고 있는데 호응이 좋습니다.

Q. 최근 화장품 시장의 호황이 삼광글라스에도 호재가 됐다는데.

== 중국 시장에서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엄청난 수출이 이뤄지면서 화장품병으로 쓰이는 ‘백색병’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습니다. 수급 밸런스가 깨질 정도의 상황으로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수익성이 많이 좋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Q. 저도주가 대세가 되면서 술병 매출도 늘었다고.

== 병∙캔은 삼광글라스의 출발 비즈니스입니다. 우리 고객사가 롯데칠성∙동아제약∙광동제약∙하이트진로 등 식음료∙주류 회사들입니다. 갈색 맥주병 3분의1, 녹색 소주병 3분의1, 하얀 음료수병 3분의1을 우리가 생산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이트 캔맥주의 캔은 전체 다 우리가 생산합니다. 아마 어제도 저희 제품과 ‘입맞춤’ 하셨을 것 같은데요.(웃음)

과거 소주가 25도씩 할 때는 반병만 마셔도 말이 헛나왔습니다. 요즘은 술들이 모두 도수가 낮아지면서 옛날 반 병 마시던 사람이 이제 2~3병은 거뜬하게 마십니다. 술 회전이 빨라진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술병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 “한류 마케팅 식상∙위험…철저히 현지화 할 것”

Q. 업계에선 ‘중국통’으로도 유명하다.

==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돈을 벌어 한국으로 가져와야지 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중국에서 이익이 나면 중국에 재투자를 해 거기서 사업을 키우는 게 최고 입니다. 중국에 현지 법인을 만들어서 이익이 나면 다시 마케팅 비용으로 투자해서 키우려고 합니다. 중국 베이징에 이어 상하이에 판매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중국 최대 홈쇼핑사인 동방CJ홈쇼핑과 러파이(롯데) 홈쇼핑에서 글라스락 판매를 시작합니다.

중국 현지화 전략에 따라 현지법인과 대리상이 투트랙(Two-track) 방식으로 오프라인, 홈쇼핑, 특판 등의 유통 채널을 활성화할 방침입니다. 올해부터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 티몰(Tmall)의 글라스락 플래그십 스토어를 법인이 직접 운영해 나갈 예정입니다.

Q. 중국 시장을 겨냥한 한류 마케팅 계획은 없나.

== 여전히 중국 내에서 한류가 강세이긴 하지만 이를 이용한 마케팅을 지향하지는 않습니다. 너무 많은 기업이 한류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어 이미 식상하고 한중 관계에 따라 위험 부담도 큽니다. 가령 한국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 한류 열풍이 수그러들면 이를 이용한 마케팅도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철저히 현지화에 집중할 것입니다.

Q. 락앤락과의 경쟁 구도가 자주 거론된다. 대응전략이 있다면.

== 락앤락 김준일 회장님을 비롯해 락앤락은 정말 벤치마킹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회사입니다. 저희가 배울 게 많은 곳입니다. 죄송하지만 (경쟁사로 거론되기에는) 락앤락과 저희의 길이 완전히 다릅니다. 락앤락은 유통, 리테일 비즈니스가 주력이라면 저희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락앤락과 부딪히는 접점이 굉장히 작습니다. 국내외에서 (우리와) 싸우는 곳은 오히려 파이렉스(fyrex), 앵커(anchor), 루미낙(lumilnarc) 등 해외 브랜드입니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짝퉁 내열유리 용기와 싸우고 있습니다. 따라서 락앤락에 대한 대응전략은 따로 없습니다. 경쟁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싸울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또 과거에는 경쟁사와 싸우면서 우리 브랜드를 알릴 수 있었지만 요즘은 소비자들이 기업간 다툼을 싫어합니다.

◆ 이도행 대표는?

지난 3월 삼광글라스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1984년 고려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삼광글라스 계열의 OCI에 입사해 2006년부터 중국 절강 DC화공유한공사 총경리를 맡은 중국통이다. 2009년부터는 삼광글라스에 합류해 경영기획팀과 생활용품사업부, 경영전략본부를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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