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체불명' 갤럭시S6 실험 영상 합리적 소비 방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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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체불명' 갤럭시S6 실험 영상 합리적 소비 방해한다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4월 20일 0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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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누군가 망치로 스마트폰을 사정없이 내려 친다. 액정을 덮은 유리가 부서지고 일부분은 산산조각 난다.

망치세례를 받은 대상은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6엣지'다.

실험자는 스테인리스 재질로 추정되는 칼로 갤럭시S6엣지의 화면을 치거나 여러 차례 힘주어 긁기도 한다. 내구성 테스트다. 

일부가 파손될 때까지 스마트폰 기능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망치가 제품을 올려둔 탁자까지 부서질 정도로 스마트폰에 힘을 가하자 제품은 작동을 멈춘다.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내용이다. 10일만에 조회 수 109만건을 기록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실험 환경, 실제 제품에 가해진 힘의 크기 등 객관성과 신뢰성을 뒷받침할 만한 데이터는 찾아볼수 없다.

갤럭시S6와 애플의 아이폰6를 펄펄 끓는 물에 동시에 넣고 변화를 관측하는 내용의 영상도 소개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엣지 출시를 며칠 앞둔 시점, 미국 전자제품 보증 서비스업체 '스퀘어트레이드'도 내구성 관련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했다. 갤럭시S6엣지, 애플 아이폰 등에 하중을 가해 구부러짐과 파손 정도를 비교한 것.

갤럭시S6 엣지는 50kgf의 하중에 노출됐을 때 파손됐다.

삼성전자는 50kgf의 하중은 일반적인 사용환경 하에서는 발생하기 힘든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에게 심각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반박 성격의 자체 실험 결과까지 공개했다.

비단 갤럭시S6∙엣지 뿐만 아니라 애플 아이폰, LG전자 G시리즈도 출시 때 마다 누군가의 실험 대상이 된다. 높은 곳에서 제품을 바닥에 떨어뜨려 파손 정도를 비교하거나 물에 담가 방수 능력을 보는 식이다.

유튜브 등에 게재되는 실험 영상들을 보면 대부분 객관성을 담보하는 데이터가 빠져있다.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 실험이 이뤄졌는지, 실제 사용 상황을 반영한 것인지 소비자는 알기 어렵다. 출처가 모호한 경우도 적지 않다.

사안에 따라 제품 경쟁력을 크게 훼손하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실험 결과가 여과 없이 소비자들에게 '사실'로 받아들여질 경우 제품을 출시한 기업은 유∙무형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당장 판매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뢰도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합리적인 제품 선택을 방해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소비자에게도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객관성이 결여된 각종 실험 영상, 정체 불명의 루머에 현혹되기 보단 제품 본연의 기능, 디자인, 가격 등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똑똑한' 소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남의 눈과 손이 아닌 본인의 눈과 손, 스스로의 사용경험을 믿는 편이 때로는 더 나은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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