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BC·삼성카드 등 전산오류 '빈발' 소비자는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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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BC·삼성카드 등 전산오류 '빈발' 소비자는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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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손님, 카드승인이 안되네요."

잔액이 없을 리 없는데, 영문도 알지 못한 채 기다리다 커피우유를 든 손이 민망해졌다.

답답한 마음에 다시 한번 긁어보라 보챘더니 몇 분 후 승인 문자메시지(SMS)가 2개나 왔다. 모바일뱅킹으로 2번 결제된 거래내역을 편의점주에 보여준 뒤에야 취소결제를 받아낼 수 있었다.

지난달 12일 BC카드를 사용한 소비자 중 다수가 이 같은 전산오류 피해를 봤다. BC카드 회원사는 시중·지방은행 등 총 22곳이다.

거래내역이 SMS로 통지되는 '문자알림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은 소비자나 모바일뱅킹을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들은 이중결제 피해를 입었을 확률이 높은 상황.

BC카드 측은 뒤늦게나마 책임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마저도 뉴스를 접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전산오류와 관련한 'SMS 통보'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설 연휴 동안 전산시스템 개선작업을 진행했다. 기간 내에 이를 마무리하지 못해 콜센터 상담 등 일부 서비스가 제한되면서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더 큰 문제는 전산을 복원하면서 일부 소비자들에 대해 대금납부 오류, 후불교통카드 중복결제, 카드정지 등이 발생한 것이다.

삼성카드 역시 이렇다 할 'SMS 공지'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해당 소비자들은 한동안 신용카드 대금연체자로 오인 받지 않을까 불안에 떨어야 했다. 연체기록이 남으면 신용등급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걱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결국 삼성카드 측은 추후 피해규모를 파악해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산시스템 미비와 함께 업체 측 '느림보' 대응이 빚어낸 촌극이었다.

지난 2일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인터넷뱅킹 서비스가 일부 중단되면서 2시간 가량 '먹통'이 되기도 했다.

주말 동안 이뤄지지 못한 서비스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비스가 지연된 것이라는 은행 측 해명은 다소 황당하기까지 했다. '월요일에 은행거래가 많다'는 것은 대부분 은행들에서 응당 그럴 것이라는 논리적 추측이 가능하다.

한국은행의 최근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일평균 신용카드 결제액은 1조4160억원, 체크카드의 경우 3120억원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하루 동안에만 1조7000억 규모의 카드결제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작년말 기준 최근 1년간 인터넷뱅킹 이용실적이 있는 실이용 소비자수는 4921만명으로 나타났다. 일평균 이용액은 36조8550억원으로 조사됐다.

현금보다 카드결제를, 창구거래보다 인터넷뱅킹에 익숙해진 소비자들.

'스마트'해진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합하지 못한 '덜 스마트한' 금융사들의 행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복잡하고 화려한 것만이 '핀테크'가 아니다.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안전하고 편리한 전산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다.

더불어, 금융사들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덮어놓고 수습'하는 자세를 버리고 빠른 공지를 통해 소비자가 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진심 어린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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