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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금자 변호사 해인법률사무소 대표

“혼인관계 국가가 보호하지 않겠다는 말…‘혼전계약서’ 법으로 인정해야”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기사 출고: 2015년 03월 02일 오전 7시 51분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62년 만에 간통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국가가 침대 속까지 들여다볼 수 없다’며 개인의 성적결정권을 존중한 결과다.

‘샴페인’은 엉뚱한 데서 터졌다. 콘돔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벌떡’ 일어섰고 막걸리, 등산복, 발기부전제 관련주, 일명 ‘불륜 테마주’들만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간통죄 폐지=자유로운 섹스’라는 잘못된 도식이 바탕에 있다. 벌써부터 ‘합법적’ 혼외정사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대안도 없이 성급하게 위헌결정을 내린 게 아니냐는 비난이 커지는 배경이다.

‘노골적 외도’를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표한 배금자 변호사의 예상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셈이다. “배우자에 대한 ‘성적 성실 의무’를 다한 선량한 이들이 도리어 피해자가 돼선 안 된다”는 배금자 변호사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 간통죄 폐지되니 콘돔주 일어서…‘불륜남녀’ 안도?

Q. 간통죄 위헌 소식과 동시에 콘돔주가 뛰었다. 성적 문란에 대한 ‘허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 간통죄 폐지로 노골적인 외도가 늘어날까 우려됩니다. 간통죄가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 보호 침해라는 점에서 헌법에 위배된다고 하지만 헌법에는 혼인관계를 국가가 보호한다는 원칙도 있습니다. 이번 결정은 혼인관계를 국가가 보호하지 않겠다는 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

Q. 이혼소송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재심청구에 따른 형사보상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 혼인파탄에 책임이 있는 유책 배우자들이 뻔뻔하게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될 것입니다. 바람을 피워놓고 적반하장 식으로 먼저 이혼하겠다고 하면 피해자와 가정을 보호할 법적 장치가 없어집니다. 가정을 깬 사람에 대한 패널티도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앞서 간통죄로 처벌을 받은 사람들에 대해 모두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내리고 형사보상을 해야 합니다. 형사보상은 국가예산으로 보상해주는 것인데 간통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혈세를 들여 보상해줘야 될 만큼 위헌 선고가 시급한 것이었는지 의문입니다.

Q. 혈세로 ‘불륜남녀’에 대한 보상이라. 상당한 부작용, 후폭풍이 우려된다.

==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대해 어떤 권리도 행사할 수 없다면 누가 결혼을 하려고 할까요. 대한민국의 혼인 관계나 가정을 보호하는 장치가 근본적으로 무너진 것입니다. 법이 ‘개인의 성적인 자유가 더 중요하다, 사생활이 더 중요하다’고 하는데 사회를 구성하는 가정과 관계라는 것도 중요한 것입니다. 이 가치관에 혼란이 올 것 같습니다.

Q. 민사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 않나?

== 지금까지 우리나라 판례를 볼 때는 민사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참 부족했습니다. 위자료는 많아 봐야 5000만원, 대부분은 1000만~3000만원 수준에서 결정이 됩니다.

헌법재판소 결정문은 △민사적 손해배상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 제한∙박탈 △재산분할 비율로 해결 등 3가지를 (일종의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이 3가지가 정작 지금까지 법원에서 간통을 하거나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에 대해 전혀 응징 요소로 작용이 되지 않아왔던 게 현실입니다.

Q. 후속대책이나 보완책이 뒤따라야 할 것 같다.

== 영미법처럼 혼전계약서 도입이 필요합니다. 외국의 경우 혼인 중 상대방이 부정행위를 하면 위자료를 얼마, 재산의 몇 프로 지급 등의 조항을 모두 법적으로 인정해 줍니다. 그런 상태로 시작하니 상대방이 결혼 기간 중에 잘못을 하면 혼전계약에 따라 그만큼 불이익을 당하는 거죠. 또 혼전계약이 없어도 미국에서는 상대방이 부정행위를 하면 실제 이혼 재산분할에서 그걸 반영합니다. 위자료도 높을 뿐 아니라 재산 분할에도 반영이 되기 때문에 피해자는 구제되고 가해자는 응징이 됩니다.

◆ “성적 성실 의무 약속하면 성적 자기 결정권 제한은 당연”

Q. 징벌적 성격의 제도가 필요하다는 얘기인가. 

== 징벌적 손해배상도 있어야 하고 차제에 혼전계약도 우리나라에 도입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민법을 개정해 지금은 재산분할 효력이 없는 혼전계약서를 효력을 갖도록 바꿔야 합니다. 부정행위로 이혼할 때 재산분할을 징벌적으로 한다는 내용을 담은 혼전계약서를 도입하고 가정법원이 이를 일괄적으로 반영하도록 해야 합니다.

자녀의 친권∙양육권도 귀책사유가 있는 쪽에 주지 않고 면접 교섭권도 제한해야 합니다. 위자료도 징벌적 요소를 도입해 그 한도를 굉장히 높여야 하고 형사적인 장치로 처벌이 불가한 대신 민사적으로 충분히 보호가 돼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상대에 대한 ‘성적 성실 의무’를 유지한 사람을 구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Q. 간통죄 폐지가 시대에 맞는 결정이라는 찬성 의견도 팽팽하다.

== 법을 없애지 않는 한 최소한 드러내놓고 그런 짓(간통)을 하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내 행위가 법에 저촉이 되고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행동에) 제동이 걸립니다. 이 법이 설령 사문화가 됐다 하더라도 상징적 장치로서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없애는 건 국가가 혼인 관계를 보호하는 헌법상 의무를 국가가 다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혼인을 할 때 상대 배우자와 성적 성실 의무를 약속하면 자기의 성적 자유는 제한이 되는 게 당연한 거죠. 제한을 해야 절제가 되는 거고 서로가 도덕성을 갖출 때 행복이 지켜지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해 시대착오적이라고 몰아가는 분위기 자체도 잘못된 거라고 봅니다.

◆ 배금자 변호사는?

1985년 제2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8년부터 90년까지 부산지법과 부산동부지원 판사로 활동했다. 1998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 한국과 미국뉴욕주 변호사가 됐다. ‘김보은 사건’등 주요 공익소송에 참여했으며 1995년 종군위안부문제로 대한변호사협회 표창장을 받았다.

2006년에는 WHO(세계보건기구) 공로상을 수상했다. 2012년부터 대통령직속기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한변호사협회 징계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해인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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