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거지' 이케아 웃고 '양파거지' 코스트코 울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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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거지' 이케아 웃고 '양파거지' 코스트코 울상 왜?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2월 16일 0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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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다면 괜찮다" 통큰 공짜 마케팅…"예상밖 화제, 재미있다"
   
▲ 이케아 매장에서 소비자 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몽당연필. 사용 후 반납해도 되지만 기념품으로 가져가도 괜찮다는 게 이케아코리아의 입장이다.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연필거지' '양파거지' 논란에 각각 휩싸인 이케아와 코스트코가 상반된 태도로 '극과 극' 소비자 반응을 끌어내 주목된다.

코스트코는 직원들을 내세워 소비자 행동을 제지하는 반면 이케아는 '괜찮다'는 통 큰 대응으로 단숨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챙기는 데 성공했다.

◆ 이케아 연필 '덥석덥석' 거지근성 논란

15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이케아 광명매장 곳곳에는 연필과 줄자가 비치돼 있다. 가구 사이즈를 재거나 제품번호·진열대 위치 등을 메모할 때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이다.

가구 판매를 위한 소모품에 불과하던 이 몽당연필이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케아 연필이 동났다', '소비자들이 막무가내로 집어가 이케아가 연필 공급을 중단했다'는 등의 소문이 돌면서다.

다른 나라에서 2년간 사용할 양이 국내에서는 2개월만에 소진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공짜를 밝히는 국민성을 개탄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실제 중고물품 직거래 사이트에 공짜로 집어온 이케아 연필을 30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게재되면서 '거지 근성'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해당 판매글 게시자는 '북유럽 감성이 느껴진다. 글씨 쓰면서 힐링되는 느낌 강하게 온다. 피톤치드가 함유돼있나'등의 문구로 실소를 불러일으켰다.

거지논란은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도 겪고 있다. 일명 '양파거지'다.

푸드코트에서 핫도그 등 음식과 함께 제공되는 다진 양파를 일부 소비자들이 밀폐용기를 챙겨와 싹쓸이 해 간다는 증언이 속속 등장하면서다.

두 업체의 반응은 정반대다.

코스트코 매장에는 '양파는 핫도그 구매시에만 이용 가능합니다. 포장하거나 남겨서 버리지 마세요'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부착돼있다. 양파를 담아가려는 움직임이 보이면 직원이 주의를 주기도 한다.

'철통방어'다.

일부 소비자들은 양파를 담으려 하니 직원이 소리를 질렀다는 등의 글을 올려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제품을 포장해가면서 먹을만큼만 소량 담아가는데 크게 무안을 주더라는 하소연이다. 피자 등을 포장 구매하면 업체 측에서 양파를 함께 제공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돈을 쓴 만큼 돌려받으려는 일종의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양파거지'에 대한 비난이 지속되자 '양파를 챙겨갔다'는 당사자가 등장해 '코스트코가 얼마나 이익을 취할거란 생각은 안하나'라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공짜로 먹으라고 내놓은 양파를 이용하는 게 크게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는 항변이다. 

이케아 연필과 관련해서도 역시 이케아가 국내에서 가구가격을 높게 책정했는데 이 정도도 집어오지 못하냐는 식의 반박도 있다.

거대 기업이 누리는 부에 대한 일종의 반발심으로 풀이된다.

◆ "원한다면 기념품으로 가져가도 괜찮다"

180도 다른 이케아의 발빠른 대응이 호감을 얻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실제 '연필 공급중단'은 루머로 드러났다. 잠시 연필이 동나긴 했지만 업체 측이 주문해 금세 빈자리를 다시 채워놨다. 타국가들과 비교해 국내 연필 소진 속도가 빠르다는 얘기도 증명하기 어렵다.

판매 제품이 아니어서 국가별 비교 수치가 없다는 게 이케아 측 설명이다.

이케아는 연필논란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다. 기념품으로 가져가도 좋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곳 관계자는 "소비자가 원한다면 제재하지 않는다"면서 너무 뭉텅이로 집어가면 손해가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그래도 (소비자가) 원하신다면 괜찮다"고 답했다.

또 "내부적으로 예상 밖 이슈에 대해 재미있게 생각하고 있다"며 "갑작스러운 관심에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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