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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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1월 19일 0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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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파크몰, 면세점 진출 매출 1조 '글로벌 쇼핑몰' 도약…놀이 요소로 차별화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백화점 옥상에 축구장을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용산 현대아이파크몰 옥상에 풋살(5인용 미니 축구) 경기장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직원들은 반신반의했다. '누가 도심 백화점에 공을 차러 오겠냐'는 생각에 선뜻 동의하지 못했다.

결과는 뜻밖이었다. 예약문의가 빗발쳤다. 1구장이 1년 만에 3개로 늘었다. 공 좀 찬다는 사람은 다 아는 '풋살의 메카'가 됐다. 쇼핑 공간에 놀이요소를 더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은 것. 롯데∙신세계백화점 등 기존 백화점과는 다른 차별화 전략이었다.

정몽규 회장이 아이파크몰 창립 10주년을 맞아 '글로벌 쇼핑몰' 도약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아이파크몰 2개 층에 시내 면세점을 유치, 쇼핑과 문화가 어우러진 '글로벌 어뮤즈먼트 몰'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 "주택개발 노하우, 유통 사업에 접목 시너지 효과"

Q. 현대아이파크몰을 2020년까지 매출 1조2000억원의 글로벌 쇼핑몰로 키우겠다는 '비전 2020'을 선포했다.

== 올해가 현대아이파크몰 창립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 동안의 내실경영으로 지난해 95억원(추정)의 경상이익 첫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국내와 해외 양면에서의 적극적인 투자로 공격 경영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비전 2020'은 △면세점 사업 진출 △글로벌 콘텐츠 강화 △국내 2호점 출점 △해외시장 진출로 요약 됩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세계 문화를 체험케 하고 해외 소비자들에게는 친숙하게 느껴지는 '글로벌 어뮤즈먼트 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최근 비전 선포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직접 간담회 자리에 나올 만큼 유통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고 하는데. 사업 무게중심이 유통 쪽으로 이동한다고 봐도 되는지.

== 현대산업개발은 주택개발 쪽으로 성장해왔습니다. 주거 부문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어 상업 부문쪽 수익률이 좀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05년 현대아이파크몰을 창립하고 2006년부터 아이파크백화점을 운영하면서 소비자들의 유통 동선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과거 쌓은 주택개발 노하우를 유통 사업에 접목하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면밀히 따져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Q. 시내 면세점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차별화 전략이 있나.

== 시내 면세점이 들어서기에 용산 아이파크몰은 최적의 입지조건입니다. 강북과 강남을 오가기에 편한 서울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1∙4호선과 중앙선, 최근 개통한 경의선이 지나고 있습니다. KTX 호남선의 시∙종착역이기도 합니다. 신분당선 연장이 확정됐고 공항철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지까지 다다르는 중앙선 원주 복선전철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입지조건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면세점에 관광 연계시설을 조성하겠다는 생각도 밝혔는데.

== 아이파크몰 면세점의 구체적인 콘셉트는 '관광 허브형 면세점'입니다. 용산에는 이태원과 국립중앙박물관 등 관광자원이 풍부합니다. 1700여 객실의 비즈니스 호텔 단지도 조성될 예정입니다. 반경 5km 안에 남산과 경복궁 등 서울 주요 관광코스도 있습니다. 면세점 자체를 관광 명소가 되도록 만들 것입니다. 국내 브랜드 상품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려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 문화를 접할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면세점 윗층 동선에 키덜트 쇼핑∙체험관을 확대 운영하고 세계 캐릭터 전시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입점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Q. 공항 면세점 사업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나. 현대백화점도 면세점에 관심이 있다고 알고 있다. 협업 계획이 있나.

== 공항 면세점은 기존 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서 지금 끼어들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면세점 사업과 관련해 도움이 된다면 현대백화점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기업과도 협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면세점 자체를 명소로…'관광 허브형 면세점' 추진"

Q. 풋살 경기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관련 인프라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 아이파크몰 건물 옥상 공간이 좋은데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서 풋살 경기장을 조심스럽게 하나 만들자고 했습니다. 운영해보니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수요가 많았습니다. 풋살장 3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야외 풋살장 2개, 실내 구장도 1개 추가로 열 계획입니다. 날씨에 구애 받지 않고 도심에서 풋살을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완성하게 되는 셈이죠. 백화점은 단순히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해야 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2호점, 3호점을 낼 때도 풋살 경기장을 만드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Q. 용산 아이파크몰 주변 도로는 주말 교통체증이 심하다. 면세점에 스포츠 시설까지 더해지면 교통난이 더 심각해질 텐데.

== 면세점은 해외 관광객들이 주로 찾을 텐데 관광버스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시내면세점 보다는 교통체증 문제가 덜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나대지 1만평이 있는데 면세점 허가를 받으면 이를 주차장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2017년에는 주변 차도도 대폭 확장될 예정이라 교통난은 자연스럽게 해소 될 것입니다.

Q. 부산 해운대 2호점은 기존 용산 아이파크몰과 비슷하게 구성되나.

== 부산 해운대의 수영만 요트경기장 개발사업인 '아이파크 마리나'에 2018년 아이파크몰 2호점을 오픈할 예정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011년 완공한 해운대 아이파크 단지와 바로 인접해 있습니다. 아이파크몰 2호점은 부산의 스카이라인을 새로 썼던 해운대 아이파크와 함께 지역의 또 다른 랜드마크로 개발할 계획입니다. 2호점은 최대 3만㎡ 규모 상업시설에 해양∙레저 테마의 몰링형 복합쇼핑몰로 들어섭니다. 어린이의 감성을 가진 어른 '키덜트' 전문몰인 '토이&하비', 리빙·생활전문관, 자동차 종합전시장, 풋살장 등으로 꾸며집니다. 롯데·신세계백화점 등 경쟁사와는 완전히 다른 관광과 가족 중심의 키즈·패밀리몰을 만들 생각입니다.

Q. 중국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먼저 중국에 나간 일부 국내 유통업체의 경우 철수를 결정했다. 사업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인데.

== 타 유통업체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면 실패 요인으로 현지화를 못했다는 점을 꼽습니다. 우리는 중화형 쇼핑몰을 운영할 것입니다. 중국 문화를 먼저 이해하고 들어가느냐는 유통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단독으로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중국 산동성 건방그룹과 전략적으로 제휴, 연면적 30만㎡의 대형 쇼핑몰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 정몽규 회장은?

1985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영국 옥스포드대학 정치∙철학∙경제학(PPE) 석사 학위를 받았다. 같은 해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상무이사, 전무이사를 거쳐 부사장을 지냈다. 1996년부터 1998년까지 현대자동차 회장 자리를 맡았다. 1999년부터는 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2015년 현재 아시아축구연맹(AFC) 특별위원회 위원, 제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동아시아축구연맹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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