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부 다이소아성산업 회장
상태바
박정부 다이소아성산업 회장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1월 05일 07시 38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윤보다 소비자 감동…프리미엄 제품? 최대한 균일가 판매"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로 소비심리가 유난히 움츠러들었던 2014년도 이제 막을 내렸다. 새해에는 내 지갑도, 나라살림도 구김살을 활짝 펴길 바라는 게 소비자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조금이나마 가계부담을 덜어주는 균일가숍 '다이소'는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고 편한 이름이다. 1000원 1장이면 원하는 물건을 거뜬히 살 수 있으니 이곳에서만큼은 마음이 넉넉하다. 

소비자들이 이렇게 부담 없이 내민 1000원이 차곡차곡 쌓여 다이소는 어느새 1조원대의 거대 유통기업으로 우뚝 섰다. '티끌 모아 태산'이다.

다이소의 성공은 한푼 두푼 아껴 잘살아보자는 소비자들의 알뜰한 걸음이 모여 이뤄진 셈이다. 그 마음을 알기에 가격 상승 없이, '이윤'보다는 '소비자 감동'으로 돌려주겠다는 게 박정부 회장의 다짐이다.

◆ "대한민국 국민 1인당 다이소 물건 평균 17개 구입"

Q. '1000원'짜리 제품을 팔아 1조원을 달성했다. 산술적으로 보면 10억개를 판 셈이다.

== 1조원은 판매개수로는 연 8억7000만개, 월 7300만개, 일 239만개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하루 평균 50만명, 연간 1억8000만여명이 다이소 매장을 찾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제품 평균 가격인 1200원으로 환산하면 대한민국 1인당 평균 17개를 구입한 셈입니다. 물류로는 20피트 콘테이너 박스 4만3500대에 달하는 물동량으로 제품 길이를 거리로 환산하면 서울과 부산을 약 227번 왕복하고 지구를 4바퀴나 돈 수치입니다.

Q. 균일가숍의 인기는 우리 체감 경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균일가숍이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경기불황에 따른 저렴한 가격도 한 요인이지만 현재는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 품목 등에서 경쟁력을 갖춰 '균일가 산업'이라는 하나의 유통 카테고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국내 균일가 시장은 일본 사례를 비춰볼 때 앞으로도 더욱 성장여지가 있습니다.

Q. 1조원 돌파까지 쉽지만은 않은 시간이었다.

== 2012~2013년 2년 동안은 매출은 늘었지만 내용면에서는 상당히 힘들었던 해입니다. 물류가 안정되지 않아 매장이 요청하는 물량의 30%밖에 출고해주지 못했습니다. 2013년 말부터는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했습니다. 실적이 좋지 않은 매장을 지난해(2014년) 27개 정도 폐점했습니다.

규모가 작은 매장은 키우고 어려운 매장은 닫았습니다. 서로 간섭도가 높은 매장도 정리했습니다. 과거에는 새로운 매장을 많이 오픈해 매출 신장률이 올랐지만 2014년에는 직영점 10개 정도만 새롭게 열었습니다. (구조조정과 같은) 어려운 과정들을 밟고 가면서 1조원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Q. '일본기업' 루머도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 다이소가 다케시마 후원기업이라는 악성 루머가 인터넷을 떠돌았습니다. 한국 다이소를 일본 다이소의 한국법인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다이소는 일본 다이소에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고 인적 교류도 전무한 순수 국내기업입니다. 지분 투자 과정을 살펴보면 일본 다이소에서 상품을 독자 공급해줄 것을 먼저 제안했고 우리가 그 반대급부를 요청해 자본을 투자하게 된 것입니다. 브랜드 공유만 하고 있을 뿐 세계 시장에서는 경쟁자 관계에 있는 전혀 무관한 회사입니다.

Q. '1000원'대 가격 책정이 어떻게 가능한지.

== 원가에 마진을 붙여 소비자가격을 결정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원가보다는 소비자 슈용가치에 따른 소비자 가격을 결정한 후 제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가격이 얼마인지를 판단, 그 가격을 소비자가격으로 결정하는 식입니다. 판매가맹점 수익(30%)과 물류비용을 빼고 2~3%대의 수익을 내려면 1000원짜리의 물품의 구매 단가가 500원을 넘어서면 안됩니다. 이렇게 책정된 소비자 가격을 구현하기 위해 불필요한 포장을 간소화하고 제반 경비를 절감, 물류 혁신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 다이소만의 가장 큰 강점은 '가격대비 가치 있는 상품'입니다. 다이소는 생활 욕실 주방 문구 인테리어 등 20개 카테고리에 걸친 3만여종의 제품을 1000~5000원대의 합리적 가격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경기불황일 때도 변함없이 유지됐고 지금도 1000~2000원대의 제품이 전체 상품의 8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가치 상품 개발에 집중해 온 것이 다이소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엄격한 품질과 안정성 검사를 시행해 품질 유지에 힘쓰고 있습니다. 제품 불량 발생시에는 전량 회수 조치 후 제조 피킹 운송 매장 등 각 파트별로 철저한 조사를 거쳐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앞선 감각의 생활동반자'라는 브랜드 정체성에 맞춰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600여개의 신상품을 매달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단지 저렴한 상품을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소비자 지향적 생활문화 숍'으로 정착하고자 합니다.

◆ "균일가 시장 본질 잊는 것은 소비자 가치 훼손"

Q. 트렌드에 맞춰 프리미엄 제품 등을 판매해야 하지 않겠냐는 지적도 일부 있다.

== 앞으로도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균일가 시장이라는 업의 본질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간혹 좀 더 비싼 제품을 취급하면 어떻겠냐고 말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외형적인 성장에 치우쳐 균일가 시장의 본질을 잊는다면 그것은 소비자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때문에 지금까지 해왔던 업의 본질을 놓치지 않도록 끈기와 열정을 가지고 사업의 핵심역량을 쌓는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소비자들과 보다 깊이 소통할 수 있도록 매장 인테리어, 서비스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소비자 목소리에 귀 기울임으로써 고객 친화적인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Q. 대형마트에서도 자체 균일가 생활용품숍이 운영되고 있다. 각종 생활소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이케아도 최근 문을 열었다.

== 이케아는 이케아만의 장점이 있고 우리는 우리만의 장점이 있습니다. 이케아의 오픈은 오히려 도움이 되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얼마나 좋은 상품을 어떻게 판매하느냐는 우리가 도전할 수 있는 길이자 과제가 될 것입니다. 

Q. 규모가 남달라졌다. 마음도 남다를 것 같다.

== 소비자 공감대가 형성되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달려왔습니다. 큰 욕심은 없습니다. 이윤 추구에 앞서 필요를 충족시키고 한결 같은 마음으로 소비자에게 감동을 드리기 위해 열정을 다할 것입니다. 할 수 있는 한, 할 수 있는 데까지 균일가 판매를 해 나갈 것입니다.

   
 

◆ 박정부 회장은?

1988년 불혹을 넘긴 나이에 다니던 회사를 나와 국내 기업 임직원의 일본연수와 세미나를 지원하는 한일맨파워를 설립했다. 이후 한일맨파워가 일본 균일가 시장의 선두기업인 일본 다이소산업에 생활용품을 독점 공급하게 되면서 균일가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일본의 100엔숍과 같은 '한국판 100엔숍'을 계획하고 아성산업을 설립, 1992년부터 내수시장 개척에 나섰다. 1997년 아스코 이븐플라자라는 이름으로 국내 첫 1000원숍을 열었다. 2001년 법인명을 다이소아성산업으로, 브랜드명을 'DAISO'로 바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