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자동차정비 전문가 박병일씨 고소 왜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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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동차정비 전문가 박병일씨 고소 왜 했나
  • 여헌우 기자 yes@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2월 11일 16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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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동차정비 전문가 박병일씨 고소 왜 했나

[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현대자동차(대표 김충호 윤갑한)가 최근 자동차 정비 전문가 박병일씨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2002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자동차 정비 명장'으로 선정됐다. 이후 주요 자동차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언론과 인터뷰를 해온 정비 전문가다.

현대차는 소장에서 그동안 박 씨가 진행한 인터뷰 가운데 아반떼 엔진룸 누수, 아반떼 에어백 센서, 투싼ix 에어백 미전개 사망 사고, 송파 버스 사고, 걸그룹 레이디스코드와 관련된 인터뷰 등 총 5건을 문제 삼았다.

박 씨는 올 초 한 방송 인터뷰에서 아반떼 에어백 센서를 집으며 "(방수 처리가 가 되어 있지 않아) 장치들이 문제가 생길 수 있죠. 시동이 꺼지거나 화재의 위험이 있거나…"라고 발언했다.

현대차는 그러나 아반떼 에어백 센서도 방수처리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 씨는 지난 9월 빗길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걸그룹 레이디스코드의 교통사고와 관련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충돌해서 바퀴가 빠졌다는 얘기는 자동차 결함일 확률이 70%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사고는 레이디스코드를 태운 스타렉스 차량이 갓길 방호벽을 들이받으면서 발생했고, 당시 레이디스코드 매니저는 사고 직전 차량의 뒷바퀴가 빠졌다며 차량 결함을 주장했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정 결과 차량 뒷바퀴 빠짐 현상은 사고 충격에 의한 것으로 차체 결함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박 씨가 확인되지 않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일반인들에게 알렸으며 그때마다 회사가 큰 타격을 입었다"며 "한두 번이 아니라 너무 빈번하게 발생해 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그동안 언론과 진행한 모든 인터뷰는 직접 실험을 해 본 뒤 확인을 거쳐 한 것"이라며 "불량식품을 불량하다고 얘기한 것과 마찬가지인데, 고소를 한다면 앞으로 차가 고장이 나도 가만히 있으라는 것과 똑같다"고 반박했다.

그는 아반떼 엔진룸 누수와 관련해 "현대차 측에서는 방수가 돼 있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 기준과는 맞지 않는다"며 현대차의 고소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 씨는 중학교 1년때 중퇴하고 자동차 정비일에 뛰어들었다. 지난 44년간 기술사, 기능장, 명장 등 각종 자동차 관련 자격증 17개를 획득했으며 자동차 관련 서적도 37권 펴냈다.

한편 현대차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네티즌에 대해서도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지난 3월 인터넷 아이디 '강제지팽'을 고소해 진행해 벌금 800만원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 네티즌은 신형 제네시스 출시 직후 '등속 조인트 결함'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꾸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벌금 판결을 받았다.

현대차의 이런 대응은 잘못된 소문이나 의혹을 내버려둘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뿐만 아니라 '안티팬'을 더 양산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는 최근 국내 부문의 광고와 SNS, 자동차 동호회, 사내방송 등 일반 소비자들과 직원들이 소통하는 채널을 한데 묶어 '국내 커뮤니케이션실'이라는 조직도 신설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기업인 현대차가 개인을 상대로 고소를 남발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은데다 안티팬을 더 양산할 수 있어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데 더 주력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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