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 "아 옛날이여" 중국 시장 '허덕' 한계 봉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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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앤락 "아 옛날이여" 중국 시장 '허덕' 한계 봉착?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2월 12일 0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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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삼광글라스에 사실상 주도권 '헌납'…"내년쯤 실적 개선"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밀폐용기업계 부동의 1위를 달리던 락앤락이 중국시장에서 허덕이며 성장성 한계에 부닥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그 사이 라이벌 삼광글라스가 빠른 속도로 성장,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면서 두 업체간 희비가 극명히 갈리고 있다. 락앤락 입장에서는 잘 나가던 '옛날'이 그리운 상황이다.

◆ 락앤락 매출 20% 영업익 87% '뚝'                 

11일 주방∙생활용품업계에 따르면 락앤락의 3분기 영업이익은 87.4% 줄어든 21억5000만원에 그쳤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0% 감소한 101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더 심각하다. 92.8% 감소한 1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락앤락의 1분기와 2분기 영업익 역시 지난해 대비 각각 60%, 57% 하락하면서 위기설에 휩싸인 상태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명성이 예전 같지 않다.

락앤락은 2004년 중국에 첫발을 들인 이후 급격히 성장해왔다.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나올 정도였지만 올해 들어 매출이 절반 가까이 뚝 꺾였다.

3분기 중국매출은 45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4% 하락했다. 앞서 2분기에도 매출 435억원으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4%나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삼광글라스의 성장은 가파르다.

삼광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44억원대로 21억원에 그친 락앤락을 눌렀다. 매출 격차도 줄였다.

또 중국에서 유리 식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3년 동안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 2010년 밀폐용기부문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2011년 150억원에서 지난해 2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연평균 80% 가량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300억원으로 잡았다. 이미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삼광글라스가 올해 최고 매출·수출액을 달성할 거라는 예측이 속속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환경호르몬을 기피하는 '웰빙'바람이 불면서 소비자 선호도가 플라스틱 밀폐용기에서 유리식기로 옮겨간 데 따른 수혜로 분석된다. 반면 락앤락은 시진핑 정부의 부패척결 의지가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 내에서 선물용으로 각광받던 게 오히려 독이 됐다. 작은 선물도 뇌물로 취급되는 분위기가 팽배하면서 특판 매출이 급격히 위축됐다.

중국시장을 둘러싼 자존심 싸움도 한창이다.

지난달 13일 삼광글라스는 중국 광군제 하루동안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를 통해 매출 23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에 질세라 락앤락은 광군제 매출 33억원이라는 보도자료를 며칠 뒤 배포했다.

삼광글라스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업체들은 향후 중국시장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삼광글라스는 베이징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홈쇼핑과 기업 특판 등 유통 경로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 삼광 유통 경로 확대…락앤락 체질개선

한 관계자는 "글라스락은 최근 중국 내 일고 있는 환경호르몬 유해성 논란에서 보다 안전한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특히 유리식기의 경우 다른 제품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고 강화처리 능력 등 고도의 전문 기술을 요하기 때문에 유사 제품의 위협에서 보다 자유롭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에는 대리점 위주의 영업 판매 방식이었지만 향후 중국 현지법인 설립 후 온∙오프라인 판매와 특판, 홈쇼핑 등 유통 채널을 직접 운영∙관리할 계획"이라면서 "내년도는 약 4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락앤락은 체질개선에 들어갔다. 지난 9월 김준일·김성태 각자 대표체제로 변경했다.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김준일 대표는 향후 중국시장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중국을 겨냥해 한류스타를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 내년쯤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락앤락 관계자는 "시진핑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각종 선물이나 뇌물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면서 특판 쪽 매출이 줄었다"며 "중국 시장이 성장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유통 수수료도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중국 직접 진출을 간접 진출로 돌리는 작업을 진행, 재고 정리 등이 매출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쯤 구조조정의 결과가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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