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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결혼정보회사 상류층 결혼? ‘신데델라’ 아닌 ‘인어공주’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기사 출고: 2014년 11월 17일 오전 7시 38분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상류층 [명사] 부·권력·위신 등 가치서열에서 상위에 위치하는 사회적 특권집단. 대자본가, 경영자, 장성, 고급 관리, 변호사, 의사, 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가 대개 이 부류에 속한다. (위키백과 참고)

‘상류층’이란 단어는 비인간적인 냄새를 풍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 사이의 신분제도를 없애기 위해 흘려진 수많은 이들의 의혈(義血)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몇 가지 수치와 외적인 조건들로 그럴 듯 하게 단장된 상류층을 동경하는 여론도 일부 있다. 이들이 모인 ‘상류사회’로의 진입은 어떤 이에겐 꿈이기도 하다.

이러한 해갈되지 않는 욕망을 먹고 자란 산업이 있다. ‘상류층 결혼 중개업’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상류층’이라는 단어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성혼율은 그들만의 또 다른 계급이다.

‘상위 1%와 결혼하게 해주겠다’는 문구는 시종일관 당당하다. 신뢰성은 빈약하다. ‘백마 탄 왕자’나 ‘평강공주’는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숫자가 방증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결혼중개업체로 인한 소비자피해는 꾸준히 증가세다. 올해 1~8월 동안만 203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2%나 뛰었다.

소개지연, 소개횟수 부족, 소개조건 미준수 등 ‘불성실한 소개’로 인한 피해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무엇을 상상하든 업체는 ‘그 이하’를 보여준다는 얘기다.

남는 건 ‘회원님이 눈을 낮추지 않으면 계약 이행이 어렵다’는 업체 측 충고뿐이다.

환불은 쉽지 않다. ‘가입비 환급 거부·지연’, ‘과다한 위약금 청구’가 소비자 불만의 남은 절반 가량을 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입비는 약정 만남 횟수, 회원 등급 등에 따라 달라진다. 소비자원 집계 결과 평균 280만원으로 나타났다. ‘가족경제력 100억 이상의 전문직 종사자’를 월 8회 소개 받는 조건으로 1100만원을 지급한 사례도 있었다.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하는 순간 부모 소유 재산, 학벌, 직업, 외모, 심지어 성격까지 수치화해 사람을 등급 매긴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소고기처럼 1++, 1+ 등의 빨간 도장을 찍은 채 맞선 시장에 ‘출고’되는 것이다.

감정이 배제된 사고팔기식 거래라는 데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는 이유다.

신분상승의 아이콘으로 통용되는 신데렐라는 본디 귀족의 딸이었다.

왕실에서 열리는 무도회에 초대받을 정도로 지체 높은 가문의 일원이다. 평민에서 왕비로, 하루 아침에 ‘깜짝스타’가 된 게 아니라는 얘기다.

결혼정보회사는 유리구두와 드레스를 안겨주는 신데렐라의 요정이 아니다. 두 다리를 내주는 대가로 목소리를 챙겨간 인어공주의 마녀에 가깝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명문가·사회지도층 서비스’ ‘전문직·엘리트 남성 서비스’등 달콤한 귀엣말을 속삭이는 결혼정보회사가 소비자에게 요구하는 진짜 대가를 한번쯤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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