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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집주인 ‘배째라식’ 보증금 미반환, 기자도 당했다

김태환 기자 thkim@cstimes.com 기사 출고: 2014년 11월 10일 오전 7시 50분
   
 

[컨슈머타임스 김태환 기자] 원룸에서 자취를 시작한지 2년, 계약 만료가 다가왔다.

1개월 전에 집주인에게 원룸 계약 연장의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계약 만료일이 됐지만 문자메시지로 보낸 계좌에는 돈이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다. 전화를 했다. 집주인은 “뒷사람이 들어올 때까지 보증금을 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며칠 뒤 다시 독촉하자 집주인은 “어린 놈이 XXX가 없다”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어버렸다. ‘받아야 할 돈을 왜 주지 않느냐’고 질문한 대가 치고는 가혹했다.

법률구조공단에 자문을 구하려 했다. 예약을 알아보니 3주 가량 기다려야 했다. 수요일 야간 상담이나 토요일 상담은 더욱 어려웠다.

법조계 종사자에게 보증금반환소송에 대해 물어봤다. 손사래부터 쳤다.

그는 “몇 억도 아니고 몇 천 만원도 아닌데 그거 하나 붙잡고 1년 가까이 끌고 가면 오히려 소비자가 손해”라며 “강제 집행까지는 시일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집주인을 잘 구슬리는 게 속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법은 멀리 있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을 통해 세입자의 권리가 보장돼 있다고 한들 소비자들이 많은 시간을 투자해 복잡한 법적 절차를 감당하기가 버겁다.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소비자들은 계약부터 신중해야 한다. 등기부를 확인해 저당 잡힌 것은 없는지 확인하고 집주인에게 확실히 계약 연장 거부 의사를 말해야 한다.

계약서 상으로는 ‘1개월 전 해지 통보’로 적시돼 있어도 그 전에 미리 말해 두는 것이 좋다. 미리 관련 법률을 익혀두고 집주인과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된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부동산 중개업소 역시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소비자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 공동명의인지, 저당 잡혀 있는지, 임대보증보험은 가입돼 있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중요하지만 먼저 알려주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

정부는 최근 전월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10·30 전월세 대책’을 내놨다. 정책의 성공 여부를 떠나 정작 현실에서는 힘없는 소비자들이 보증금 돌려받기조차 힘겹다.

실질적인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임대차보호법의 집행력을 더욱 강화하고, 이미 나와 있는 전월세 상품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웃을 수 있는 계약이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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