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허위수출 3조원대…대표 등 3명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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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뉴엘 허위수출 3조원대…대표 등 3명 구속
  • 김동완 기자 dwkim@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0월 31일 1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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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동완 기자]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3조원대의 제품을 허위수출한 혐의 등으로 가전업체 모뉴엘의 박홍석 대표 등 3명을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서울세관에 따르면 박 대표 등은 2009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3330차례에 걸쳐 홈씨어터(HT) PC 120만대를 3조2000억원 상당의 정상제품인 양 허위수출했다. 446억원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박씨는 2007년 HT PC로 국내에 재고가 쌓이면서 자금난에 봉착하자 거액의 사기대출을 받으려고 수출가격을 고가로 조작하고 수출실적을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1대당 8000∼2만원인 HT PC를 120배인 2350달러(250만원 상당)로 허위 수출판매하고 은행에 허위수출 채권을 매각해 자금을 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150∼180일의 대출만기가 도래하면 다시 위장 수출입을 반복해 대출금액을 갚는 수법을 썼다.

실제의 가공공장이 있는 것처럼 홍콩에 100만달러(약 10억5000만원)를 투입해 창고와 위장조립공장을 마련하고 실물 이동 없이 허위 수출입을 반복하기도 했다.

세관 측은 "홍콩에서 허위의 내륙 운송장을 만들어 이를 은행에 제출하는 등 허위매출의 76%를 해외에서 발생시켜 당국의 감시망을 최대한 피했다"고 말했다.

모뉴엘의 자회사인 잘만테크의 경우에도 2012년 3월 중순부터 지난 6월 중순까지 76차례에 걸쳐 홍콩에서 8800만달러(약 927억7000만원)를 위장 수출한 사실이 적발됐다.

잘만테크는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박홍석 대표가 전체 지분의 64% 대주주로 있다. 잘만테크의 대표는 박홍석 대표의 동생인 박민석씨다. 관세청은 현재 캐나다에 머무는 박씨를 불러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10월 현재 모뉴엘은 이런 수법으로 외환은행 등 10여개 은행에서 6745억원을 상환하지 않은 상태다.

박 대표는 국내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을 자신이 관리하는 홍콩 페이퍼컴퍼니 계좌에 송금해 446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브로커 로비자금, 주택구매 등에 사용됐다.

서울세관 관계자는 "허위수출 대부분을 해외에서 발생시켜 당국의 감시망을 피했다'며 "홍콩에 위장조립공장을 만들어 회계감사나 은행의 실사에 대비해 일련의 범죄가 장기간 적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1.5∼10%에 이르는 과도한 커미션을 브로커에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대외 신뢰도가 높은 해외 대기업과 거래했다"며 "국내 금융기관이 외형적 실적에 의한 여신한도 부여나 수출채권 서류의 세밀한 검토도 미흡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도 부실대출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LED TV, PC 시대에 홈씨어터 PC로 어떻게 1조원대 매출이 일어날 수 있느냐"면서 "이런 점을 미리 알고 심사에 반영했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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