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잠자는 예금·주식…찾지 않는 소비자도 문제
상태바
[기자수첩] 잠자는 예금·주식…찾지 않는 소비자도 문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깊이 잠든 휴면예금을 깨우는 소리가 금융권에 요란하다. 소비자가 잊어버린 예금∙주식∙채권을 찾아주기 위한 움직임들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휴면예금·보험금 등을 조회할 수 있는 전국은행연합회 홈페이지가 일순 마비될 정도로 여론도 호응하고 있다.

KB국민·외환은행 등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은 미수령 주식·채권 등을 찾아가라며 연일 홍보에 여념이 없다. 영업점에서 입출금거래 등을 할 때 실시간으로 휴면예금을 조회해준다는 은행도 등장했다.

최근 조사된 국내 은행의 휴면예금 총액은 2427억원이다. 우리은행이 32만5000건(23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 26만2000건과 기업은행 21만2000건이 뒤를 이었다.

한국예탁결제원과 KB국민·하나은행 등 증권대행 3사에는 올해 3314억원어치 미수령 주식 3억4725만주가 숙면 중이다. 비상장주식이 3억3527만9000주에 이른다. 액면가 기준 2455억원 어치다. 상장주식은 1197만1000주(859억원)로 집계됐다.

그런 가운데 일부 은행·보험사들이 '잠든 돈' 환급에 미온적이라는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 실제 대구은행은 지난 4월 '본보기' 차원의 정밀 검사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기도 했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휴면예금 등에 대한 오해 때문이었다. 휴면예금은 법적으로 2년 안에 회수 청구 할 수 있다. 이후에는 미소금융재단으로 넘어가 저소득층 복지 사업에 쓰인다.

이미 쓰인 돈이라 하더라도 5년 이내에 지급 신청을 하면 상환 받을 수 있다. 돌려받을 수 있는 기간은 보험금의 경우 2년, 은행 5년, 우체국은 10년이다.

금융사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찾아가지 않는 돈은 골칫덩이다. 가질 수도, 버릴 수도 없는 계륵 같은 성격임에도 유지비용은 계속 투입된다"고 하소연했다.

작은 돈도 허투루 쓰지 않아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다.

개인에게 적게는 몇 천원, 많게는 몇 십만원 정도 다소 푼돈 일지도 모르지만 이것이 모여 휴면예금총액 2000억여원의 큰돈이 된 것이다. 

그 동안 대형마트, 로드샵 브랜드 등의 포인트는 악착같이 챙기면서 곧바로 현금화 할 수 있는 통장 속 '내 돈'엔 무관심했던 건 아닐까.

0원 통장엔 가차없이 마이너스 수수료를 붙여버리는 미국과는 다르게 저금리지만 100원에라도 이자를 붙여주는 한국 은행들. 잠든 돈까지 '알아서' 찾아주길 바라는 건, 지나친 요구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