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주장, 과도한 보상 요구 '블랙컨슈머' 금융권 주름살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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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 주장, 과도한 보상 요구 '블랙컨슈머' 금융권 주름살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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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고성 업무방해, 성희롱 '골머리'…"일반 금융 소비자에 피해"
   
 

[컨슈머타임스 금융팀] 국민은행, 대우증권, 삼성생명 등 주요 금융 기업들이 억지 민원 제기 등을 일삼는 블랙컨슈머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준 미달에 따른 대출 거절에 욕설과 고성으로 업무방해를 하는가 하면 대면 응대를 하는 직원에게 성희롱, 언어폭력을 가하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각종 불만에 대해 원하는 수준의 보상을 해주지 않으면 인터넷에 악의적인 내용의 글을 올리겠다는 식의 협박 유형도 늘어 기업들이 대응에 애를 먹고 있다. 민원처리 지연, 갈등 해결을 위한 유·무형의 불필요한 비용 발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 억지, 과도한 사은품 요구, 협박 등 유형 다양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기업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소비자들의 각종 억지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A은행 영업점에 방문한 한 소비자는 출금금액을 1원 단위로 요청했다. "1원은 유통되지 않아 반올림해 인출해 주겠다"는 직원의 설명에도 막무가내였다. "은행의 업무 태만", "고객 무시"를 주장하며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은행의 자동화 코너에 비치된 화분을 문제 삼는 경우도 있다. "꽃이 시들어 안 좋은 기운의 영향을 받았다"며 정신적인 피해 보상을 요구한 것.

은행 관계자는 "자주 발생하는 흔한 민원 사례도 많지만 이처럼 명확한 대응이 어려운 사례도 종종 있어 매우 난감하다"고 말했다.

사은품 등의 혜택을 노리고 상품에 가입했다 계약 내용을 무시하고 해지를 요구하는 블랙컨슈머도 있다. 무리하게 증정품을 달라고 떼를 쓰는 경우도 있다.

영업점 여러 군데를 돌며 사은품을 달라고 하거나 선물로 받은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더 고가의 물품을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것.

대우∙대신∙현대증권 등 증권사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런 소비자들은 특히 명절에 급증한다"며 "평소 상품 추천 등의 안내 전화에 화를 내던 소비자들도 명절을 앞두고 영업점에 찾아와 상담을 받았으니 사은품을 달라고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직원에게 속아 손실을 봤다는 불만도 흔한 유형으로 꼽힌다.

수익률 하락, 손실 위험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는 내용의 서면 확인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직원에게 금전적 피해 책임을 돌리는 것. 단순 항의에서 욕설과 같은 언어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무조건 '최저 수수료'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보통 수수료는 직원과 소비자 간의 상담료가 포함된 개념이지만 무턱대고 정해진 금액보다 낮은 수준을 요청하는 경우다.

삼성생명, 현대해상 등 보험사들은 고의적 장기 입원과 고지 의무를 위반하는 블랙컨슈머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최근 수술 이력이 있는데도 '최근 3개월 이내에 치료받은 사실이 있다'는 질문에 '없다'고 답하는사례다. 이로 인해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불만 제기는 물론 금전적 보상까지 요구해 기업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로 장기 입원하는 유형은 '고전적 수법'으로 통한다.

신한∙KB국민∙삼성카드 등 카드사들은 금융감독원의 '민원발생평가 제도'를 악용하는 블랙컨슈머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카드사가 신용카드 발급이나 이용한도 증액 등의 소비자 요청을 거절하면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항의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내용이 '신용카드 발급 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돌고 있다.

◆ "일반 금융 소비자에 피해 갈 수 있어"

전화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음담패설과 폭언을 하는 블랙컨슈머는 대표적인 유형.

업계 관계자는 "블랙컨슈머로 인해 일반 민원처리가 늦어지는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며 "악성 민원인으로 인한 부작용은 금융사뿐만 아니라 금융 소비자에게도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국장은 "업무 방해 등의 피해를 입으면 기업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기업들은 블랙컨슈머 사례를 잘 파악해 일반 민원인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쪽으로 문제 사항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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