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입차 100만 시대 '가격 거품' 걷어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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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입차 100만 시대 '가격 거품' 걷어 내야
  • 여헌우 기자 yes@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9월 29일 0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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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수입차가 '파죽지세(破竹之勢)'식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5만6497대를 팔아 치우며 전년 대비 19.6% 성장했다.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2만8817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4.6% 뛴 수치다.

등록대수는 지난달 기준 100만대를 넘어섰다. 도로 위에 있는 승용차 15대 중 1대는 수입차인 셈이다.

문제는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는 것. 가격 거품 논란이 대표적이다.

차 값에 대한 정보가 불투명해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실제 같은 차량의 가격이 딜러사마다 천차만별이라 당황스러웠다는 사례는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접할 수 있다. 재고 소진을 위해 수천만원씩 '널뛰기'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최근 크라이슬러코리아는 피아트 500을 1160만원 할인해 판매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출시 당시 2990만원이던 차 값을 16개월만에 40%나 내린 탓이다. 기존 구매자들은 중고차 감가 등으로 손해를 봤다며 대책 마련을 위한 연대 움직임까지 보였다.

다른 업체의 상황도 비슷하다.

9월 현재 인피니티는 QX60을 1000만원 깎아주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닛산은 큐브를 800만원, 크라이슬러는 300C를 1150만원 각각 할인해준다. BMW는 지난달 M5 가격을 2000만원 내려 팔았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손해 보는 장사를 할 리는 없다. 수입차 가격에 애초에 거품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여기에 딜러사의 '비공식 할인'까지 더해지면 가격은 더욱 요동친다.

"딜러사는 재고 물량 처리에 혈안일 수 밖에 없습니다. 현금 유동성 확보 때문이죠. 마진을 줄이더라도 할인 폭을 늘려 소비자를 끌어올 수 밖에 없어요."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업체들은 판매 차량의 수입 원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투명한 가격 정보 제공을 위한 노력의 흔적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수입차 제 값 주고 사면 바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업체가 책정한 가격에 대한 불신이 이 같은 말을 낳았음을 부정할 논리는 많지 않아 보인다.

수입차 값에 낀 거품을 걷어내려는 업계의 자발적인 움직임 없이는 갈수록 높아지는 수입차의 인기도 한 순간 거품처럼 사라질 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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