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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통사 ‘사즉생(死則生)’ 정신, 소비자부터 돌아봐야

김태환 기자 thkim@cstimes.com 기사 출고: 2014년 09월 01일 오전 7시 37분
   
 

[컨슈머타임스 김태환 기자] 필사즉생(必死則生)필생즉사(必生則死).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뜻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을 앞두고 병사들에게 ‘죽음을 각오한 결연한 의지’를 다짐하게끔 한 말이다.

국내 이동통신사의 최고경영자(CEO)들도 최근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황창규 KT 회장은 최근 사내 방송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정신으로 소비자최우선 경영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황 회장은 “충무공의 철저한 준비와 부하를 사랑하는 마음 등을 본받으며 배수진을 쳐서 물러설 수 없는 각오로 일하자”고 말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달 11일 임원들과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주제로 한 영화 ‘명량’을 단체 관람했다.

이 부회장은 “열세 상황에서 상대를 이길 수 있는 방법으로 기대를 뛰어넘는 도전과 창의를 기반 삼은 △선견(先見) △선결(先決) △선행(先行)의 3선(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 최고경영자의 ‘소비자 최우선 경영’과 ‘도전과 창의’라는 충무공의 각오에도 불구하고 이통사들은 정반대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통신 3사는 ‘무제한 요금제’에서 상업적 용도로 이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핑계로 소비자가 1000통 이상 전화할 경우 요금을 부과했다.

이 때문에 정작 무제한 통화 혜택이 필요한 택배기사, 시각 장애인과 같은 소비자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입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어떠한 보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KT는 지난 3월과 2012년 잇따라  홈페이지 해킹을 당해 800만명 이상의 소비자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특히 KT는 최근 법원에서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에게 10만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자마자 즉각 불복하고 항소해 빈축을 샀다.

통신시장 생태계를 악화시키고 소비자를 우롱하는 ‘불법 보조금’ 지급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이다. 지난 4년간 이통사가 불법 보조금 혐의로 정부에 지급한 과징금은 무려 3127억4000만원에 이른다.

이쯤 되면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 과연 소비자를 기만하고 속이는 것이었는지 의문이 든다.

이통시장은 최근 커다란 변화에 직면했다. 보조금을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들에게 명확한 구매 정보를 알려주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통과를 앞두고 있다.

종전처럼 단순히 단말기를 싸게 판매하는 전략을 넘어 요금 할인과 혜택이 강조돼야 살아남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통사들이 충무공의 결연한 의지를 본받아 ‘불법 보조금’이나 ‘고가 요금 유도’와 같은 꼼수가 아닌 진정성 있는 통화 품질 경쟁과 상품 개발에 집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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