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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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8월 20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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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마두스베르그, 미켈 B. 라스무센 / 박수철 역 / 타임비즈 / 272쪽 / 1만6000원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아무리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불확실성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요즘같은 기업들의 패닉 상태는 사상 유례가 없는 정도다.

1, 2년이 아니라 분기 단위로 전략을 세우고 시장의 흐름을 면밀히 주시하지만 무엇으로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눈앞이 캄캄하다고들 한다.

기업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현상을 관찰하고 가설을 세운 다음 데이터를 검증해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비용 중심, 효율화 중심 경영이 약효를 잃어버렸다는 점이다.

뭔가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데 마땅치가 않다.

'우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오늘날 회사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근본부터 다시 짚어준다.

인텔, 아디다스, 삼성, 레고, 콜로플라스트 등 업계를 망라한 현장의 사례도 흥미진진하다. 무엇보다 유려한 필체로 철학과 인류학, 심리학 등 인문학의 세계를 넘나들며 경영의 해법을 탐구하는 것 자체가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초일류 기업을 지향하는 거대 기업의 경영자들이 연일 인문학 '예찬'이다. 최고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의가 인기를 끌고 동서양의 고전으로부터 지혜를 배우자는 흐름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람, 세상, 흐름, 미래를 읽는 혜안을 찾기 위한 것.

희한한 회사가 있다.

이 곳에는 중국에 사는 60대 노부부의 집을 며칠이고 찾아가 죽치고 앉아 그들의 생활을 관찰하고 대화를 나누는 인류학자가 있다. 하이데거와 키에르케고르, 후설에 열광하는 철학자의 연구실을 찾아 '기계와 인간의 차이점'에 관한 조언을 청하는 철학 연구가도 있다. 망치, 부엌칼, 제초기, 라디오 같은 흔한 물건을 마치 부시맨이 콜라병을 바라보듯 탐색하는 민족지학자도 있다.

이들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전략컨설팅 회사 '레드 어소시에이츠'(ReD Associates)다. 뉴욕과 코펜하겐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이들의 임무는 철학, 미학, 인류학, 심리학 등 인문학에 바탕을 두고 비즈니스 전략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들은 책의 제목과 같은 '우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사람과 시장, 변화를 바라보는 시야를 파티션 안 책상에서 벗어나 진짜 살 냄새가 나는 현실 공간으로 향하게 한다.

이 책은 '희한한 회사'의 공동창립자이자 핵심 컨설턴들이 쓴 최초의 보고서나 다름 없다.

우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 크리스티안 마두스베르그, 미켈 B. 라스무센 / 박수철 역 / 타임비즈 / 272쪽 /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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