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장사 주주환원 비율…미국의 '5분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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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장사 주주환원 비율…미국의 '5분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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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유현석 기자]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배당과 자사주매입 등 주주 환원정책 수준이 미국 상장기업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24일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삼성증권이 금융위기 발발 시점인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국내 코스피 상장사와 미국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기업의 배당성향과 자사주매입 성향(자사주매입액/순이익)을 조사한 결과 나온 것이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상장사들은 순이익의 평균 55%를 자사주 매입에 지출했다. 또 배당금 지급액은 순이익의 평균 40%에 달했다.

상장사가 연간 벌어들인 순이익의 대부분(95%)을 주주에 대한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다는 얘기다.

올해 1분기에도 S&P 50 소속 기업들은 총 159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들 기업의 1분기 순이익 총 합계가 2220억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순이익의 72%는 자사주를 사들이는 데 쓴 셈이다.

반면 국내 증시 상장사는 6년 평균 배당성향이 17.4%, 자사주매입 성향은 2%로 총 19.4%에 불과했다.

비슷한 기간(2005∼2011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도 한국 상장사의 주주 환원정책 규모는 이례적으로 부진한 수준이다.

이 기간 국가별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성향을 보면 미국이 100%에 육박한 데 이어 캐나다가 82%, 호주와 영국이 각각 74%, 73%를 기록했다.

이탈리아(68%)와 아르헨티나(65%), 프랑스(63%)가 60%대를 유지했고 독일(58%), 사우디아라비아(57%), 터키(55%), 브라질(54%), 일본(52%), 인도네시아(50%) 등이 50%선을 보였다.

특히 미국 상장사들은 지난해 자사주 매입액이 배당지급액보다 50%가량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배당금 지급보다 자사주 매입에 더 많은 자금을 사용하고 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모두 기업이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수단이지만 배당은 세금을 내야 하는 반면 자사주 매입은 세금이 없고 지배권이 강화되는 효과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 기업들은 최고경영자(CEO)의 실적을 평가할 때 주당순이익(EPS) 상승률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자사주 매입은 순이익이 늘지 않아도 EPS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삼성증권 김동영 연구원은 "한국의 지나치게 보수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불러오는 요인으로 작용해 결론적으로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면서 "자사주 매입 혹은 배당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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