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銀 통합작업 급물살? 안갯속?
상태바
하나금융 외환銀 통합작업 급물살? 안갯속?
  • 김일권 기자 ilkwon@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7월 23일 15시 58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7 합의서 위반" 노조 강력 반발…"김정태 연임 전략 가능성" 의혹
   
▲김한조 외환은행장(왼쪽) 취임식에 참석해 악수를 건네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오른쪽).

[컨슈머타임스 김일권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호언했던 '외환은행 5년 독립경영 약속'을 번복하고 조기통합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은행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돼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회장직 연임을 위한 사전 포석 작업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등 파열음이 상당하다.

◆ "통합 논의할 시점 됐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 17일 각각 이사회를 소집하고 두 은행간의 조기통합을 추진키로 뜻을 모았다.

앞서 지난 11~12일 하나금융, 하나∙외환은행 임원 135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원 워크숍에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추진을 위한 결의문'이 채택되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의 불씨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이보다 앞선 3일 기자들을 초청한 오찬 자리에서 시작됐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논의할 시점이 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통합해 지난 3월 설립한 'PT Bank KEB Hana Indonesia'의 최근 수개월간 실적 성장을 언급하며 통합의 당위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날부터 시작된 조기통합 논의는 이후 경영진을 중심으로 일사천리로 진행돼가고 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14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조기통합에 대한 논의를 통해 직원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을 더욱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른바 '2∙17합의서' 내용에 반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관련해 2012년 2월17일 당시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을 포함한 하나금융 경영진과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더라도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통합에 대한 합의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2·17 합의서 위반"이라며 "당시 금융위원장까지 참여했던 합의에 대해 단순 노사 합의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김정태 회장 연임 위한 전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정태 회장이 연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대표는 "(조기통합 논의를 시작한 것이) 단순히 수익성 때문은 아니고 김정태 회장의 연임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데 그 안에 통합을 못하더라도 일단 논의를 꺼냈다는 것 자체가 주주들에게 어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도 연임을 위해 외환은행 인수 추진을 활용하는 전략을 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