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단기가 내보낸 TV광고 한 장면. |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토익 시장 터줏대감 '해커스'가 영어단기학교, EBS토익목표달성 등 후발주자들의 공격적 사업행보에 체면을 구기고 있다.
10년 만에 토익교재 1위 자리를 빼앗기는 등 기존 성인영어교육시장에 염증을 느낀 소비자들의 이탈 조짐이 감지되면서 해커스 측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 '영단기 토익' 출간 7일만에 '10년 1위' 해커스 제쳐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단기가 처음으로 내놓은 토익 기본서 '영단기 토익RC'가 이달 초 출간 1주일 만에 온라인서점 예스24의 영어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해커스 토익 Reading'을 밀어내고 1위를 거머쥐었다. 여름방학 사전등록자 수 4만4000명을 돌파하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게 영단기 측 설명이다.
해커스를 노린 영단기의 비방광고로 두 업체간 불편한 기류가 맴도는 가운데 나타난 결과라 해커스 측에서는 더욱 뼈아플 수 밖에 없다.
영단기를 운영하는 에스티앤컴퍼니는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TV, 인터넷, 극장 등을 통해 해커스를 정면으로 겨냥한 광고를 내보냈다.
'19금' 토크프로그램에 출연,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가 급상승한 방송인 허지웅, 가수 성시경을 모델로 채택해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또 "요즘 누가 그걸 봐~"라는 멘트와 함께 해커스의 교재를 상징하는 빨간색과 파란색의 책을 바닥에 내팽개치는 등 과감하고 도발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결국 해당 광고는 해커스의 신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았다. 비방광고에 대한 시정조치가 내려진 것.
업계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실보다 득이 많았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해커스, YBM, 파고다어학원 등 기존 '3강' 업체들의 전형적인 이미지와 커리큘럼에 싫증을 느끼는 교육소비자들에게 후발주자의 차별점과 자신감을 드러내기에는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또 "'토익은 영어가 아니라 트렌드·기술'이라는 영단기 측 모토가 토익을 교육이라기 보다는 취업을 위한 수단 정도로 여기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잘 짚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BS토목달도 시장에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토익점수를 달성하면 수강료를 돌려주는 '현금환급제'를 도입, 공부에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10여개 토익인강 업체들이 앞다퉈 이 방법을 채용했을 정도.
최근에는 100% 현금 환급은 물론 1년간 무제한 수강까지 지원하는 새로운 환급제도 '토목달 ZERO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업체들은 향후 서비스의 질을 중심으로 경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 "광고경쟁 지양…양질의 서비스와 콘텐츠 제공에 최선"
해커스 관계자는 "상호비방 등 법을 위반하는 광고로 부당하게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서비스 퀄리티를 높여 소비자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경쟁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면서 "학원비 상승 등 소비자 부담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향후에도 스타마케팅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영단기 관계자는 "철저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필요로 하고 도움이 되는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던 진정성이 전달 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최근의 높은 인기에 대해 분석했다.
이어 "추가적인 TV광고 예정은 없으며 정교한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혁신적 서비스 시도를 통해 꾸준히 양질의 강의 콘텐츠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