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마트폰 필요 이상 '고성능' 소비자는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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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마트폰 필요 이상 '고성능' 소비자는 부담스럽다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6월 30일 0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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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직장인 A씨는 지하철 역에 도착하자 마자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연결한다. 음악을 듣거나 미리 저장해둔 영화를 보는 것이 출근길 그의 낙이다.

화질과 사운드가 크게 개선된 최신 스마트폰이라는 말에 혹해 구입 했지만 1개월 전까지 사용하던 제품과 이렇다 할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감각이 둔한 탓이라고 애써 위로하며 볼륨을 높인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디스플레이, 사운드 등 제품 사양 경쟁이 여전히 뜨겁다.

LG전자는 최근 'LG G3'를 출시했다. 쿼드HD(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QHD 디스플레이(2560x1440)는 풀HD(1920x1080)의 2배에 이르는 해상도를 구현한다.

이어 삼성전자는 '갤럭시S5 광대역 LTE-A'를 내놨다. 기존 '갤럭시S5'보다 무선 네트워크 속도와 화질이 개선된 제품이다. 팬택 역시 QHD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양이 높아지면서 출고가도 덩달아 뛰었다.

'G3' 출고가는 92만원으로 책정됐다. 경쟁제품인 '갤럭시S5'보다 5만원 이상, 팬택의 '베가 아이언2'보다는 15만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갤럭시S5 광대역 LTE-A' 출고가는 94만500원으로 이전 모델인 '갤럭시S5'(86만6800원)보다 7만3400원 상승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보급형 제품보다 대당 마진이 높은 고사양 제품 출시에 공을 들일 공산이 크다. 프리미엄 제품에 마케팅을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

문제는 소비자들이 비싼 돈을 지불하는 만큼 '고급 기술력'을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 유타대학 의학연구소, LG경제연구원 등의 조사 결과를 보면 교정시력 1.0 기준 일반인이 스마트폰 평균 시청거리인 20~30cm에서 구별 가능한 최대 해상도는 437피피아이(ppi). 일정 수준 이상의 화질은 사용자가 느끼지 못한다는 얘기다.

'G3'와 '갤럭시S5 광대역 LTE-A'의 인치당 픽셀 수는 각각 538ppi, 577ppi.

오디오 사운드의 샘플링 주기가 최대 가청주파수의 2배일 경우 원음을 100% 수준으로 복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이론을 기반으로 오디오 CD의 샘플링 주파수는 최대 가청주파수(20kHz)의 2배인 44.1kHz로 설정됐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최신 스마트폰 중에는 고음질 음원재생기 수준의 192kHz를 지원하는 제품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작은 전파 방해에도 음질의 차이가 발생해 스마트폰으로는 사실상 고음질 음원 감상이 어렵다는 게 음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소비자에게 불필요할지 모르는 고사양 제품 소비를 조장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고품질' 경쟁이 '과품질' 마케팅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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