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외면 받는 국산과자, 스스로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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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외면 받는 국산과자, 스스로 자초했다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5월 19일 0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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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질소를 샀더니 과자를 덤으로…", "고기보다 비싼 과자를 어떻게 사먹나요?"

끊이지 않는 과자 과대포장 논란과 잇따른 가격인상을 꼬집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다.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롯데제과, 오리온, 해태∙크라운제과로 대표되는 제과업계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국산 과자 대신 수입과자를 찾는 소비자들의 손길이 늘고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한 대형마트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수입 과자 매출 성장률은 2012년 9.9%였지만 지난해에는 12.3%, 올해 1분기에는 12.6%로 늘었다.

국내 제과업체들의 실적은 부진한 상황.

롯데제과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547억9000만원으로 2012년보다 39.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5% 줄어든 917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오리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75억원으로 전년 대비 23.3% 하락했다. 크라운제과의 영업이익은 697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37억원으로 38.1% 떨어졌다.

제과업체 스스로 자초한 초라한 실적이라는 데 대해 시장은 공감하는 분위기다. 

올해 1분기 실적의 경우 다소 호전된 것처럼 보이지만 속살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는 평가다.

롯데제과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매출은 5107억3000만원으로 9.5%, 영업이익은 266억1000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부 21.9% 늘었지만 분기순이익은 125억7000만원으로 34.6% 떨어졌다.

오리온의 1분기 매출액은 6548억원, 영업이익은 945억3000만원으로 각각 1.6%씩 증가했다.

최근 주요 제품 가격을 대폭 인상한 것과 기업합병 등 대내외적인 요인들을 고려하면 장사를 잘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국산 과자 가격은 줄줄이 올랐지만 매출원가 비율, 연구∙개발비용은 줄거나 제자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제과의 경우 빼빼로 중량을 42g에서 52g으로 변경하면서 가격은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인상했다. 매출원가 비율은 2012년 63.1%에서 지난해 62.6%로 0.5% 포인트 하락했다. 연구개발비는 매출액의 0.45% 수준.

오리온은 초코파이 12개 들이 1상자 가격을 4000원에서 4800원으로 20% 인상했다. 연구개발비는 19억6600만원으로 매출액 대비 0.25%에 불과하다.

빅파이 등 주력 상품 가격을 평균 7.1% 올린 크라운제과의 매출원가 비율은 2012년 62.2%에서 지난해 60.2%로 2% 포인트 줄었다. 해태제과의 매출원가 비율은 60.3%에서 59.2%로 1.1% 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정확한 산출근거 없이 원가 인상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가격을 대폭 인상,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시킨다고 꼬집기도 했다.

제과업체들은 과대포장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제과제품은 포장공간 비율을 20% 이내로 맞춰야 한다. 박스과자는 내용물로 80% 이상, 봉지과자는 65% 이상을 채워야 한다. 규정은 이렇지만 내용물이 포장의 절반도 되지 않는 과자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연구·개발은 등한시 하는 가운데 명분 없는 가격 인상, 이익을 높이기 위한 꼼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무엇을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지 각 업체들은 '오답노트'를 펼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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