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유현석 기자] 동부증권이 최근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한 무료 신고대행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반응이 좋았던지 한화, 신한, 대신 등 다른 증권사들 사이에 우후죽순처럼 비슷한 서비스가 생겨났다.
주식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과 같은 파생상품은 '베끼기'가 관행처럼 굳어졌다. 한 증권사에서 1년 넘게 개발한 상품도 불과 1주일이면 경쟁사에서 명칭만 바뀐채 재 출시될 정도다.
자신들 만의 특화된 전략을 펼치는 것이 아닌 타사가 잘하는 것을 단순하게 '모방' 하는 것이 일종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얘기다.
모방은 상품 및 서비스에서 끝나지 않는다. 연구원들이 심혈을 기울여서 만드는 보고서들도 마찬가지다. 미래가 유망한 종목의 보고서는 1~2달 뒤 다른 증권사를 통해 '살붙이기 식' 보고서로 각색된다.
입수한 자료 자체는 물론 그 실체까지 꼼꼼히 분석한 뒤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줘야 할 연구원들이 자신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것.
물론 차별화 된 전략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는 곳도 있다. 해외시장에 진출해 한국 특유의 증권 시스템을 뿌리거나 스몰캡을 발굴하는데 전력투구하는 키움과 교보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방 보다는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지속적인 '개발'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장의 반응이 호의적일 수 밖에 없다.
지난 1분기 주식거래대금은 6조26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다. 증권사 수수료 수익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제도 개선안으로 중소형 증권사들이 '라이선스'를 반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경쟁은 더 심해지고 특화된 증권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으로 업계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이제 단순한 모방이 아닌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또 어떤 특별한 전략으로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