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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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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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stimes.com
2014.04.07

 

미래산업 삼국지

 

 

온라인 강자들의 합종연횡이 뜨겁다. 페이스북은 미국의 왓츠앱을 몽땅 사들였다. 금액은 190억 달러. 천문학적 숫자다. 왓츠앱은 미국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업체다. 지난해 말 가입자가 이미 3억 명을 넘어섰다. 모바일의 글로벌 선두를 향해 올해 안에 5억 명 목표로 쾌속 항진 중이다. 다양한 서비스를 원하는 페이스북이 눈독을 들이다가 결국 칼을 뺐다.

이 뿐인가. 지난 2월에는 가상현실 헤드셋 벤처인 오큘러스VR을 23억 달러에 인수 합병했다. 오큘러스는 팔머 러키가 2년 전 세운 회사다. 21살의 청년 벤처는 대박을 터뜨렸다. 눈앞에 디스플레이가 달린 헤드셋을 머리에 쓰면 사용자는 마치 디지털 세계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가상현실의 실제화다. 개발 이후 1년 만에 8만대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최근 이뤄진 딜 가운데 손꼽히는 규모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모바일이 오늘의 플랫폼이라면 우리는 지금 내일의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며 "오큘러스는 사람들이 일하고 놀고 소통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강의실에 앉아있지만 세계를 돌아다니며 배우고 멀리 떨어진 의사와도 얼굴을 맞대고 진찰받을 수 있다. 게임 외에도 적용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얘기다.

중국이 무대인 모바일 메신저 텐센트는 앞으로 가장 주목되는 우리의 상대다. 이들이 운영 중인 위챗은 네이버가 일본에 투자한 라인(LINE)의 강력한 선행주자다. 위챗은 연간 4천억 원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으면서 아시아 주도의 세계 메신저 시장 석권을 목표로 뛰고 있다. 물론 엄청난 중국의 인구가 시장기반이다. 그런 위챗의 모회사인 텐센트가 CJ E&M에 손을 내밀었다. 넷마블로 유명한 게임회사에 5억 달러를 투자하고 3대주주로 올라섰다.

CJ E&M은 게임사업부분(넷마블)을 물적 분할하고 CJ 게임즈와 합쳐 통합법인 CJ 넷마블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몇 년 동안 기회를 엿보던 중국자본이 한국 게임시장에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다. 지금은 우리가 앞서있지만 중국의 추격은 시간문제다. 이에 맞서 네이버는 또 다른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게임과 메신저를 미래형으로 묶어내는 제3의 서비스 모델을 꿈꾼다. 넥슨이나 엔씨소프트도 인터넷 비즈니스의 판도를 바꿀 카드를 준비 중이다.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미래산업 삼국지는 이제 서서히 전선이 갖춰지고 있다. 페이스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구글이나 애플 아마존 야후 등 인터넷 5대 메이저가 지난 1년간 사들인 벤처는 70개에 이른다. 예전에는 5대 석유메이저와 자동차 그룹 동향이 시장의 화두였지만 이미 과거 스토리다. 모바일 메신저 선점 경쟁은 갈수록 치열하다. 아이디어를 짜내고 기술로 앞서가는 쪽의 손이 먼저 올라간다.

소셜 네트워크 SNS의 돌풍은 국내에서도 거세다. 티몬, 위메프가 1조 원대 매출을 넘었다. 젊은 층의 쇼핑욕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앱을 만드는 청년창업이 붐을 이루고 모바일 응용 방법을 찾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만화영화나 가상소설처럼 들리지만 이는 엄연한 현실이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목숨 걸고 움직이는 신진 타이쿤 세력들의 행보를 주시해야 한다. 종이신문이 사라지고 백화점과 은행이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예고는 더 이상 뉴스거리가 아니다. 세상은 이렇게 변하는데 젊은이들의 창의와 투자를 도와줄 응원가는 아직 들리지 않는 분위기다.

산업의 트랜드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우리가 모바일 하드웨어 최강자의 위치를 차지하고도 비즈니스로 살려내지 못하는 바보 같은 짓은 피해야 한다. 정책적 무지와 편견에 가려 그물을 놓치면 그 만큼 다가오는 상대적 빈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시스템을 바꾸고 돈이 돌게 해야 기업가 정신이 발휘된다. 창업과 모험을 감행하는 청년 주인공들에게 지나친 희생을 강요하는 자본주의는 미래가 없다. 국가와 기업 모두가 나서서 인터넷과 모바일 산업의 본질을 차고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경한 컨슈머타임스 발행인 justin-74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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