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고령장애인 돈벌이 상대로 전락시킨 장애인연금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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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령장애인 돈벌이 상대로 전락시킨 장애인연금보험
  • 김새미 기자 saemi@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3월 23일 18시 08분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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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새미 기자] "장애인연금보험 만들 여력이 되는 보험사는 얼마 없을걸요?"

보험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보험업계가 금융당국의 장애인연금보험 개발 권고에 늑장을 부리면서 은근슬쩍 발을 빼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민간보험사들에 장애인전용연금보험 개발을 지도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축소에 따른 '장애인 달래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는 하루 7~8시간, 월 180여시간씩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는 제도다.

개정된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노인은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에서 노인 장기요양 서비스로 변경돼 하루 4시간, 월 90시간으로 반토막 난 서비스를 받게 된다.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제공하던 기존의 '무료' 서비스를 축소하는 대신 저렴한 '유료' 보험 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하겠다고 생색내는 꼴이다.

금감원이 해당 상품 출시 의도를 묻자 보험사 7곳이 'Yes'라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로 출시하는 곳은 많아야 한두곳 아니겠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국가가 권유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이 검토 중이라고 둘러대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장애인은 일반인에 비해 사망률이 6배나 높은 등 리스크가 큰데도 불구하고 정확한 통계자료 구축이 덜 됐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돈이 안 된다'는 게 그들의 속내일 것이다.

사실 민간보험사는 수익성을 떼놓고 볼 수 없는 입장이다. 엄연히 주주들이 권리를 행사하는 주식회사의 특성상 리스크가 높은 장애인연금보험이 환영 받기 힘들다.

이 같은 배경을 고려하면 장애인연금보험은 '눈 가리고 아웅'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 수밖에 없다.

7사 중 NH농협생명과 KDB생명이 장애인의 날에 맞춰 해당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에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경쟁이 이뤄지고 서비스가 다양화될 것으로 기대하기엔 상품 자체가 너무 적다.

장애인에게는 선택권이 없어지고 보험사에서는 수익을 보장하기 힘든 루즈-루즈(lose-lose) 상황이 닥치게 된다. 장애인 예산 부담에서 벗어난 국가만이 승자로 남는다.

애당초 수익성을 따질 수밖에 없는 민간 보험사에 국가가 보호해야 할 대상을 '돈벌이 대상'으로 내놓은 게 문제다.

금감원과 보험사들이 장애인연금보험을 둘러싼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 정작 주인공인 고령층 장애인은 소외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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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공망 2014-03-24 12:08:43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너무도 절실한데 공적인 지원을 줄이고 민간에위탁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좋은지적 인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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