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덕 숙명여자대학교 향장미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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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덕 숙명여자대학교 향장미용학과 교수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11월 18일 0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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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만들고 학문으로 정립할 것"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화장품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만드는 것, 학문으로 정립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제 목표입니다."

김주덕 교수는 국내 최초로 화장품학과를 대학에 개설, 화장품업계의 고급전문인력양성을 가능케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걸음이 쉬웠던 건 아니다. LG생활건강 화장품연구소에 입사하면서 화장품과 인연을 맺은 그는 "그때만 해도 남자가 화장품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게 창피했다"며 웃는다.

그러나 그는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화장품은 기간산업이 될만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 예상은 적중했다.

◆ "사치품에서 남녀 모두 사용하는 생활필수품으로"

Q. 최초로 화장품을 '학문화' 했다.

== 80년대 말 LG생활건강 화장품 연구소에 근무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부존자원이 적은 우리나라에서 화장품이 큰 산업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대학에 화장품학과를 개설하려고 하니 반대도 많았습니다. 당시만해도 화장품연구는 화학이나 약학 소관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화장품이 어떻게 독자적인 학문이 될 수 있냐'는 빈정거림도 들었습니다. 

지금은 화장품이 사치품을 넘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정부에서도 2020년까지 화장품 산업을 집중 육성해 화장품산업분야 세계 7위 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을 정도입니다. 

Q. 향장미용학과에서는 어떤 공부를 하게되나.

== 향장산업은 화학, 피부학, 예술학 등 여러 학문을 기초로 하는 가운데 인간의 정신적, 심리적, 사회문화적인 요소까지 확장하는 최첨단 과학산업입니다. 화장품의 원료, 제품 개발, 기능성화장품, 화장품마케팅 등은 물론 화장심리학, 피부과학에 대해 공부, 향장산업에 특화된 전문인력을 양성합니다. 지금 전국 대학이나 대학원에 약 140여 개의 화장품 관련 학과가 세워졌습니다. 현재 특수대학원을 마친 40여 명이 각 대학의 전임 교수나 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Q. 현재 한국화장품미용학회의 회장직도 맡고 있는데.

==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있으면서도 그간 독립적으로 존재해 교류에 어려움이 컸던 피부미용, 화장품 산업, 메디컬 분야를 아우르는 학회입니다. 화장품 제조기술과 피부 미용의 적용, 의학적 메커니즘을 통한 피부과학의 기초 및 임상 연구를 촉진함으로써 화장품과 미용산업 발전에 총체적으로 기여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Q. 화장품 산업이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둬들이고 있다.

== 화장품 산업은 이제 수출이 수입을 앞지른 '효자산업'입니다. 화장품은 문화산업과도 직결돼있습니다. 가요, 드라마의 수출로 한류열풍이 불면서 함께 위상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는 한국 여성이 유독 예쁘다고들 합니다. 그리고 그 주된 이유중 하나를 좋은 화장품이라고 인식하는 것입니다.

   
 

Q. 미국이나 유럽으로의 진출은 아직 더딘 편이지 않나.

== 미국과 유럽쪽에서는 점차 우리 고유의 한방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커가고 있습니다. 애틀란타 올림픽 당시 문화행사 차원으로 열흘 정도 한방화장품 전시를 하고 전시가 끝난 후에는 화장품을 무료로 나눠줬습니다. 이를 계기로 미국 수출에 성공한 적도 있습니다. 우리 땅에서 나는 원료로 개발하는 고유의 한방화장품은 발전 가능성이 큽니다. 향후 화장품 수출에도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 "선진국 수준으로 규제 완화돼야"

Q. 화장품 산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 화장품은 이미지 산업입니다. 광고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현행 화장품법상 규제가 외국에 비해 타이트한 편입니다. 가령 화장품이 여드름, 아토피에 도움이 된다고 홍보할 수 없게 돼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효과가 입증된다고 해도 말이죠. 규제가 기술의 발달을 따라오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인을 위한 화장품 시장이 커질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가려움증이 심해지는데 현재로서는 '가려움에 도움이 된다'고 표현 할 수 없습니다. 이런 규제가 선진국 수준으로 풀어진다면 향후 노인용 화장품 개발과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과대 광고 등은 꾸준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지 않나.

== 물론 '당장 주름이 팽팽해진다' '며칠 만에 하얘진다'등의 과대광고는 규제 받아 마땅합니다. 의약품과 같은 효과를 준다는 표현도 마찬가지입니다. 화장품은 단기간에 극적인 변화를 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화장품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효능효과에 대한 홍보 마저 법에 저촉된다면 훌륭한 제품을 개발하는 업체들의 발목을 잡는 게 될 것입니다.

Q. '화장품은 비쌀수록 좋다'라는 인식이 여전히 팽배하다.

== 비싼 수입화장품을 선호하는 풍조가 있긴 합니다. 비싼 만큼 효과가 있을 거라는 기대심리 때문이죠. 100만원을 호가하는 제품이 날개 돋힌 듯 팔리기도 합니다. 물론 원료에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가격이 10배 차이가 난다고 해서 원료의 질이나 효과까지 10배 차이가 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에는 저렴한 제품의 질도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가격을 떠나 내 피부에 제일 잘 맞는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화장품 사용으로 피부가 하루아침에 눈에 띄게 달라질 거라는 생각도 바뀌어야 합니다.

Q. 화장품 소비자들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 요즘 소비자들은 정말 똑똑합니다. 화장품 전성분 표시제가 시행된 이후,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성분을 확인한 이후 제품을 구입한다는 조사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런 관심이 화장품 회사들이 소비자를 신경 쓰게 만들죠. 방부제, 파라벤, 탈크 등 유해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유해성분 무첨가 화장품이 당연하게 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화장품 전문가로서 피부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 가끔씩 팩을 하는 것 외에 스킨, 로션을 바르는 게 전붑니다. 내가 화장품 피부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는 스스로의 인식과 관심이 피부를 건강하게 바꿔놓은 것 같습니다.

◆ 김주덕 교수는?

성균관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1988년 LG생활건강 화장품 연구소에 입사했다. 1993년 국내 대학에 화장품학과를 최초로 개설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원격대학원 향장미용전공 주임교수이자 대한 화장품학회 이사, 한국 화장품미용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2011년 글로벌 보건산업기술 유공자 시상식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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